[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새해부터 법인세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이동통신업계의 시름도 깊어졌다. 특히 이통 3사와 휴대폰 유통망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시장 포화로 추가 매출을 올릴 여력은 부족하지만 비용 부담은 늘었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이통사들은 정부의 통신비 인하 논의가 지속되는 가운데 당장 내년부터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법인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연간 과세표준이 3000억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의 법인세율은 기존 22%에서 25%로 오른다. 가령 연간 과세표준이 3500억원이라면 500억원의 25%인 125억원을 법인세로 내야 한다.
과세표준은 재무제표의 회계상 이익 관련 지표들을 기반으로 세법에 따른 세무조정을 거친 수치다. 재무제표에 과세표준과 일치하는 항목은 없지만,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이 가장 근접한 수치로 활용된다. 이통 3사의 지난해 연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SK텔레콤 2조961억3900만원, KT 1조1270억2800만원, LG유플러스 6425억7800만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인상된 법인세율을 적용하면 SK텔레콤이 부담해야 할 법인세는 5240억2725만원이 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26일 "법인세 인상은 대부분의 대기업에 해당된다"면서도 "하지만 이통사들의 경우 이미 선택약정할인율을 인상했으며,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는 추가 인하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 법인세 인상이 한층 부담스럽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반면 대표적 수익 지표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제자리다. 이통 3사의 지난 3분기 ARPU는 SK텔레콤 3만5488원, KT 3만4608원, LG유플러스 3만5316원으로 최근 1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 3사 모두 전년 동기 및 전분기와 비교해 증감폭이 1% 미만이거나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휴대폰을 판매하는 일선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새해부터 올라가는 최저임금이 부담이다.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올해(6470원)보다 1060원(16.4%) 오른다. 인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7년(12.3%) 이후 11년 만이다. 인상액은 역대 최대치다. 이에 매장에서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는 대리점과 판매점주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유통망의 주요 수입원인 판매 장려금도 번호이동 시장이 정체되면서 제자리다. 이통사들은 경쟁사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번호이동에 자사 기기변경보다 더 많은 장려금을 지급한다. 서울의 한 대리점주는 "휴대폰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규모가 영세한 경우가 많다"며 "최저임금이 1000원 이상 오르면서 직원 수를 줄이는 유통망도 급속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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