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시중노임단가가 오르면 대인배상 항목 중 휴업손해액도 올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도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손해율이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자동차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하다.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업계 내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의 보험사가 보험료를 인하한 데 반해 대인사고 배상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일부 손보사는 이미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사업비율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해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전반을 봐도 8개 손보사의 지난해 말 기준 손해율은 평균 82.6%로 상승 압박이 크다.
배상금 증가와 손해율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 중 하나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자동차보험에선 무직자나 일용직 노동자, 소득 입증이 어려운 유직자에게 휴업손해, 장해, 영업손실을 배상할 때 소득 산정 기준으로 대한건설협회, 중소기업중앙회가 공표하는 건설업(보통인부), 제조업(단순노무직) 시중노임단가를 활용한다. 건설·제조업 종사자에 대해선 해당 업종의 임금을 적용하고, 나머지 경우에 대해선 건설·제조업 임금의 평균을 적용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건설업 보통인부와 제조업 단순노무직의 하루(8시간) 시중노임단가는 각각 10만9819원, 6만8899원이다. 두 직종의 평균은 8만9359이다. 올해까진 시중노임단가가 최저임금(하루 6만240원)보다 높아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배상금 증가는 없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16.4%)이 내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최저임금 일 환산액이 7만120원이 돼 제조업의 시중노임단가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 대인사고 배상금도 늘어나 손해율은 더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적자 구조가 고착화하면 보험료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대물·대인 배상 비율이 6대 4 정도라 최저임금 상승이 자동차보험 전체 손해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소폭이라도 손해율이 오르게 되면 보험료 상승은 몰라도 인하는 어렵지 않을까 본다”고 전망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24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선부고가도로에서 발생한 27중 추돌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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