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대형건설사들의 올해 경영기조는 변화보다는 ‘안정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는 투택시장 호조로 호황을 누렸지만 2~3년 후 찾아 올 수 있는 시장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체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주택시장의 변동성이 점차 확대되고, 해외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감 늘리기가 당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 최근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 하면서 올해 경영 목표를 ‘안정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확보’에 방점을 찍고 있다.
대형사의 영업이익을 들여다보면 지난해 주택시장의 호조가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 분야로 나타났다. 과거 수주한 분양 사업의 공사가 본격화 되면서 주택부문 실적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 강화가 본격화 되면서 앞으로 주택시장의 호황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보유세 인상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재건축연한강화와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시장이 위축되면 건설사들의 수주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까지 줄면서 건설사들은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주택은 택지개발·도시정비 사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이 예상돼 대형 건설사에 부정적 영향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이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은 수익성확보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전날까지 연간 실적을 발표한 대형사 가운데 현대건설은 23조9000억원, GS건설은 11조4500억원, 대림산업은 7조원의 올해 수주 목표를 각각 제시했다.
최근 대형사들은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유가상승에 따른 수주확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증권시장에서도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초부터 건설사들은 해외시장에서 잇달아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 SK건설 등이 플랜트와 교량, 도로 등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건설사들은 기술과 지역별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공종(공사별 종류)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수주금액도 지난해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를 살펴보면 30일 현재 해외 수주금액은 40억2700만달러(약 4조32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16억3500만달러) 대비 14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굵직한 프로젝트가 하반기에 몰려 있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는 중동과 아시아지역에 집중되는 상황이다.
대형사 관계자는 “올해는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며 “유가 상승 등 해외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최근 건설사들의 주가 상승도 이 같은 시장의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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