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노조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백화점…김정태·함영주 사퇴해야"
"은행 억지 주장…증명 자료 제출도 못해"
2018-02-02 11:22:40 2018-02-02 11:22:4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 노동조합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채용비리의 책임자로 지목하고 사퇴를 요구했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노조)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채용비리와 관련해 "가장 악질적이고 비난받아 마땅한 곳은 부끄럽게도 KEB하나은행"이라며 "채용비리 백화점이라 해도 무색할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및 향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2016년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을 6건 저질렀다.
 
KEB하나은행 또는 하나금융 사외이사와 관련된 지원자는 필기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이었으나 전형 공고에 없는 '글로벌 우대' 전형을 통해 면접을 통과했으며 임원 면접 점수도 조정됐다.
 
또 계열사인 하나카드의 사장 지인 자녀도 임원 면접 점수가 불합격권이었으나 임의 상향 조정돼 합격됐다.
 
더불어 KEB하나은행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임원 면접 점수를 올리는 대신 수도권의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는 내렸다.
 
KEB하나은행 측은 이에 대해 "채용비리 사실이 없으며 특혜채용 청탁자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은행 측이 주장만 할 뿐 이를 증명할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은행 측은 금감원이 의혹을 제기한 사외이사 연관자는 애초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고서에 거론된 사외이사는 현직 사외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또 글로벌 인재는 해외 대학 졸업자를 대상으로 별도 심사를 진행해 채용했다고 주장하지만 금감원 보고서가 지적하고 있듯이 이는 전형 공고에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은행 측은 KEB하나은행이 입점한 대학 및 주요 거래 대학 출신은 내부 규정상 채용에서 우대하도록 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내부 규정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KEB하나은행이 입점해 거래 중인 대학은 ▲명지대 ▲원광대 ▲광운대 ▲고려대 ▲충남대 ▲경희대 ▲건양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부산대 ▲인하대 등이다.
 
노조는 "그런데 입점 대학인 명지대 출신 지원자는 면접 점수 조정 전에는 합격이었는데 면접 점수를 하향 조정해 불합격 처리했다"며 "입점 대학도 아닌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 지원자는 면접 점수를 임으로 상향 조정해 불합격을 합격으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함 행장과 김 회장을 이번 채용비리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하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김 회장과 함 행장을 더 이상 하나금융 회장과 KEB하나은행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금융 적폐세력이 완전히 뿌리 뽑힐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2일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 앞에서 채용비리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문지훈 기자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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