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대 중국 업체의 각축장이었다. 삼성전자가 전년 대비 소폭 성장하며 1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지만,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성장한 중국 업체가 뒤를 바짝 쫓았다. 올해도 삼성전자의 1위 지키기와 이를 따라 잡으려는 중국 업체의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4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삼성전자는 21.1%로 1위를 차지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여파가 있었던 2016년 대비 0.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2위 애플을 6.8%포인트로 따돌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다만 눈에 띄는 성장세는 중국 업체였다.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중국 업체 3인방은 각각 10.1%, 7.8%, 6.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6년 대비로는 각각 0.8%포인트, 1.9%포인트, 2.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들 세 업체의 지난해 점유율을 합치면 24%로 삼성전자보다 높다. 단독 업체로는 한국이 선두지만 국가별로는 중국이 앞선 상황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도 유사한 결과를 내놨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1.6%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지만, 3~5위 모두 화웨이(10.4%), 오포(7.6%), 샤오미(6.3%)가 차지하며 중국 업체가 선전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고전하는 사이 중국 업체가 세계시장에서 치고 올라온 결과다. 지난해 4분기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21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1.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인도시장에서는 샤오미가 820만대를 출하하며 삼성전자 출하량 730만대를 앞섰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딜라이트관을 찾은 시민이 전시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스마트폰 시장도 상위 제조사 간 시장 확대를 위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 업체는 자국의 값싼 노동력 등을 앞세워 가성비 높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 유럽 등으로 세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미국과 유럽 시장 잡기에 나선다. 이달 화웨이는 베스트바이, 아마존 등 주요 전자상거래 채널 판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다음달에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 유럽시장 입지 다지기에도 나선다. 샤오미는 온라인 판매에 기반한 저가 전략을 버리고, 체험형 소비자가 증가하는 시장변화에 맞춰 인도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포는 지난달 말 일본에서 R11s를 발표하고 일본 각 통신사를 통해 판매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중국업체가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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