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자신의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2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심사)에 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해 "검찰과 법원 결정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성폭행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지 취재진이 묻자 "말씀드린 바와 같다"고만 말하고 법정으로 향했다.
곽형섭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안 전 지사에 대한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있다.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나 다음 날 오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지난 26일 안 전 지사에 대한 구인장을 재발부하고 28일 심문 기일을 지정해 안 전 지사에게 출석을 통보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애초 열릴 예정이던 26일 심문 기일에 불출석하며 서류심사를 요청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26일 "서류심사를 배제한다는 것이고, 바로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심문기일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26일 심문 기일에 불출석하며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은 국민에게 그간 보여준 실망감과 좌절감에 대한 참회의 뜻이다. 법원에 서류 심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영장심사라는 게 피의자를 위한 것인데 그것을 포기했다는 것은 검찰에서 기존에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고 필요한 조사가 다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23일 안 전 지사에 대해 형법상 피감독자간음·강제추행·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 씨를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차례 성폭행하고 4차례 성추행한 혐의는 현재 수사 중인 관계로 이번 영장에는 빠졌다.
앞서 김씨는 5일 한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를 맡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전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다음 날 김씨의 법률 대리인은 6일 서울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고소장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사건을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3일 만인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또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열흘 뒤인 19일 안 전 지사는 서울서부지검에 재출석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한다. 사과드린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안희정(왼쪽) 전 충남도지사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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