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외식업계가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가운데 공급단가를 낮춰 업계 부담을 줄여주려는 상생 노력이 이뤄져 돋보인다.
더본코리아 커피전문점 빽다방은 6일부터 커피 원두를 포함한 6개 품목, 식자재 및 부자재에 대해 최대 7%, 평균 4.4% 인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최저임금 인상 시점에 맞춰 15개 품목의 납품가를 내린 지 1분기 만의 일이며 올해만 벌써 21개 품목 인하 결정이다.
이번 4월 품목 인하에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이례적으로 ‘커피 원두(수프리모 블렌딩 원두)’를 비롯해 에이드류와 파우더류, 부자재가 함께 포함됐다.
빽다방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공급단가 인하를 결정했다. 사진은 빽다방에서 판매하는 커피. 사진/빽다방
빽다방의 원부자재 납품가 인하 결정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06년 테스트 매장을 거쳐 본격적으로 가맹 사업을 시작한 빽다방은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면서 2016년 처음으로 우유와 투명 컵 등 23개 품목 납품가를 최대 11.4% 내렸다. 이듬해 2017년에는 소스와 파우더류 등 10개 품목 납품가도 최대 23.7%까지 인하했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와 상생을 회사 모토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올초 최저 임금 인상과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가맹점주들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원부자재 납품가 인하 이외에도 더본코리아 전사에 해당되는 프랜차이즈 로열티를 10% 인하한 바 있다.
빽다방 측은 “다른 해보다도 올초 실시한 로열티 인하와 원부자재 인하에 대해 많은 가맹점주들께서 만족감을 표해주셨다”며 “이번 2차 인하 품목에는 이례적으로 커피 원두가 포함됐는데 회사의 크고 작은 노력들이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다가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근 외식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 등을 호소하며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말 롯데리아부터 올 들어 모스버거, 맥도날드, 맘스터치, 버거킹까지 햄버거업계가 릴레이 가격인상을 벌였으며, 피자헛과 미스터피자 등 피자업계도 여기에 가세했다.
최근엔 교촌치킨이 배달서비스 이용료를 높여 국민 체감물가를 힘들게 한다.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빈과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 등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예외 없이 가격을 올렸다. CJ CGV는 영화관람료를 올려 여가생활 지출 부담도 커지게 됐다. 덩달아 롯데시네마도 19일부터 티켓가격을 1000원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최저임금 인상, 임차료 상승 등은 명분일 뿐 가격을 올릴 기회만 엿봤던 게 아니냐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업종 선두가 총대를 메고 가격 인상에 나서면 나머지 업체들이 따라가는 식"이라며 "기회만 되면 가격을 올리려는 눈치보기"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물가 체감도가 높은 외식비 등에 대해 소비자단체와 연계한 원가 분석을 실시, 물가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저임금 인상 대책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을 차질 없이 집행해 외식업계 비용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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