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현대리바트가 ‘빌트인 가구 입찰 담합’에 따른 총 233억원 규모(잠정)의 과징금을 장부상 ‘잡손실’로 털어내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둔화된 데다, 주력 사업인 빌트인 부문 매출이 1년 새 30% 가까이 감소하는 등 본업의 기초체력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별도 기준 작년 약 13억500만원의 잡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손실(-347억원)을 기록했던 2023년에 이어 작년에도 순이익(67억원, 전년 135억원)이 전년 대비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회사는 지난 2023년에도 약 82억원의 잡손실을 선제적으로 계상한 바 있는데, 이는 빌트인 가구 담합 입찰에 따른 과징금을 충당부채로 반영하고 손익계산서상 비용 처리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지난 2024년 1차 빌트인 특판 가구 입찰 담합으로 191억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싱크대나 붙박이장 같은 빌트인 가구 비용은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 원가에 반영되는 만큼, 당시 업계의 담합행위는 주거 비용 상승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어 현대리바트는 2025년 2월 반도건설 발주 건으로 4억1500만원, 같은 해 12월 빌트인 및 시스템 가구 담합으로 각각 37억4900만원과 1300만원의 과징금을 추가로 부과받았습니다.
당초 발표된 누적 과징금은 합산 약 233억원 규모였으나, 2024년 3월 1차 제재 과징금이 최종 69억6600만원으로 조정되면서 회사는 총 92억여원의 과징금을 최종 완납했습니다. 최종 부과액이 줄었음에도 실적 하락 폭은 작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빌트인 부문 매출은 3574억6800만원으로 전년(5066억8500만원) 대비 29.4% 감소했습니다. 건설 경기 침체에 담합 제재 이후 가열된 시장경쟁이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진 결과입니다. 실제 용인공장의 빌트인 일반 가구 가동률은 전년(80.72%) 대비 하락한 77.7%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러한 경영 환경 속에서 지난 3월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리바트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 출신의 민왕일 사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인적쇄신에 나섰습니다. 민 대표 앞에는 당장의 실적 방어보다 더 무거운 지표가 놓여 있습니다. 향후 매출의 가늠자인 유동계약부채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현대리바트의 2025년 별도 기준 유동계약부채(상품 계약부채)는 204억8800만원으로, 전년(351억8300만원) 대비 41.8%나 줄었습니다. 건설사나 고객으로부터 미리 받은 계약금이 1년 새 반토막 났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먹거리인 신규 수주 확보가 절실하다는 신호입니다. 과거의 짐은 털어냈지만, 비어가는 수주 곳간을 다시 채우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새 경영진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됩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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