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기지개'…두달 연속 중국 회복세
SUV 신차로 만리장성 공략…미국은 부진 여전
2018-05-03 18:20:15 2018-05-03 18:20:15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현대·기아차의 중국 회복세가 확연하다.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2배가량 급증하며 사드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실적 반등을 보이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끊었다. 다만 중국과 함께 최대 전략시장인 미국에서 여전히 부진을 겪고 있어 온전한 회복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3일 지난달 중국시장에서 10만3109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101.9% 신장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7만7대, 기아차는 3만3102대를 팔아 각각 100.0%, 106.2% 판매량이 늘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SUV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착안, SUV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신차들을 적극 투입한 결과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새로 선보이고 있는 SUV 신차들이 중국 현지 딜러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이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사드 사태가 진정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신차들이 판매를 이끈다면 올해 중국시장 판매 목표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하지만 3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5.4%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4월에도 판매량이 101.9% 큰 폭으로 늘며 회복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도 1월 3.92%에서 2월 4.17%, 3월 4.88%로 증가했다. 분명 기저효과 측면도 있지만 두 달 연속 판매 증가세를 보인 것은 본격적인 회복 신호라고 현대·기아차 측은 설명했다.
 
갈 길은 멀다. 현대·기아차가 주춤한 사이 중국 토종 업체와 글로벌 메이커들이 공백을 메웠다. 3월 기준 상하이대중차를 비롯해 이치폭스바겐, 상하이GM 등이 1위부터 3위까지를 나눠 가졌다. 나머지 상위권도 지리차, 창안차, 창청차 등 현지 업체들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과는 반대로 미국에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뼈아프다. 현대차는 4월 미국에서 5만6063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11.1% 감소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5.2% 감소한 5만585대를 판매했다. SUV가 2만5618대 팔리며 두 달 연속 월간 신기록을 세웠지만 제네시스와 아제라(국내명 그랜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등 간판 모델들이 모두 부진했다. 1분기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14만451대에 그쳤다.
 
지난달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8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소남영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왼쪽부터), 허웨이 둥펑위에다기아 부동사장, 왕롄춘 둥펑위에다기아 동사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설영흥 현대차그룹 중국사업 담당 고문, 피터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이 K5 PHEV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기아차
 
글로벌로 눈을 넓히면 흐름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글로벌 전체 판매량은 63만1225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4% 늘었다. 월별 판매가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인 것은 2014년 12월(18.0%) 이후 무려 40개월 만이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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