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강원랜드(035250) 채용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는 주장에 대해 대검찰청이 사실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15일 "수사단의 요청으로 외부의 최고 전문가로 전문자문단을 구성해 심의 결과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대검에 따르면 문 총장은 지난달 25일 강원랜드 채용 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으로부터 수사심의위원회 회부 요청과 함께 수사 결과를 송부받았다. 문 총장은 법리적인 쟁점에 대한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라 고검장, 지검장으로 구성된 회의를 소집해 결정하려 했지만, 수사단이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문 총장은 수사단의 요청을 받아들여 외부의 최고 전문가로 전문자문단을 구성해 그 심의 결과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도록 지시했다는 설명이다.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총장이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소환을 막으려고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안 검사는 "문무일 총장은 지난해 12월8일 권성동 의원에 대한 소환이 필요하다는 보고에 대해 이영주 춘천지검장의 대면보고 자리에서 크게 질책했다"면서 "당시 문 총장은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다른 일반 사건과 달리 조사가 없이 충분히 기소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을 못 한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수사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 부분에 대해 수사한 결과 일부 사실에 관해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해 기소함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객관적 검증을 받기 위해 총장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며 "총장은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수사단장은 '소집 요청을 철회하고, 수사단의 책임 하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나, 총장은 승낙하지 않고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5월1일부터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또 "4월27일 권성동 의원을 소환 조사한 후 5월1일 총장께 '내일 구속영장 청구 예정'을 알렸으나, 총장은 수사지휘권 행사를 통해 가칭 '전문자문단'의 심의를 거쳐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며 "수사단장은 5월10일 권성동 의원에 대한 범죄사실을 자세히 보고하면서 수사 보안상 전문자문단의 심의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총장도 이에 동의해 전문자문단의 심의 없이 청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심의를 받기로 한 외압 부분과 연결된 부분이 있어 범죄사실 적시 범위를 특정하기 위해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영장 청구를 보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검사는 수사단이 3월15일 대검 반부패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검찰 고위 간부의 반대로 저지됐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사단은 "대검 반부패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시 반부패부는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없다며 반발했으나, 반부패부장, 선임연구관, 수사지휘과장, 연구관의 업무수첩, 서류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바로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다만 대상자가 사용 중이던 업무용 PC에 대한 포렌식은 당시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중대한 현안 논의가 급박하게 진행 중인 상황이라 포렌식을 위해 장시간 PC를 사용하지 못할 경우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있다는 당사자의 요청이 있어 집행을 연기하기로 양해하고, 당사자의 서약서를 받은 다음 3월17일 오후 2시부터 12시까지 포렌식 작업을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회화관에서 강원랜드 수사외압 사건 수사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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