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산 단축 놓고 이통3사 '이견'
번호이동·기기변경 오후 6시까지…SKT·KT '찬성' 대 LGU+ '반대'
2018-05-24 15:16:00 2018-05-24 15:18:19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휴대전화 유통망의 전산 시스템 운영시간 단축에 대한 이동통신 3사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사용하는 전산 시스템은 평일 및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번호이동은 오후 8시까지, 기기변경은 10시까지 가능하다. 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는 전산 시스템 접근이 차단돼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이 불가능하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SK텔레콤과 KT는 전산 시스템 운영시간 단축에 대해 긍정적이다. 유통망 직원들의 잦은 야근을 줄이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기존 오후 10시인 전산 시스템 마감시간을 6시나 7시로 앞당기자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본질은 비용절감에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전산 마감시간을 앞당기면 그만큼의 시스템 유지보수 비용과 직영점·대리점 직원들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인상됐다.
 
LG유플러스는 회의적이다. 영업을 더 하고 싶은 대리점이나 판매점이 있을 수 있고, 소비자들도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24일 "전산 마감시간을 인위적으로 정하기보다 이통사와 유통망,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시장 3위로, 경쟁사의 가입자를 빼앗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번호이동이 가능한 시간을 최대한 벌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산 시스템 운영시간 변경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관련돼 있다. 규제기관인 방통위는 유통망에 대한 단속 및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방통위는 이달 초 이통 3사 담당 임원들과 만나 전산 단축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도 SK텔레콤과 KT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LG유플러스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고시에 따르면 번호이동 업무 처리 결과에 대해 관리기관이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명시돼 있다. 번호이동 관리기관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로, KTOA는 매 분기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에 번호이동 실적을 보고한다. 
 
당사자인 휴대폰 유통망에서는 찬성 의견이 보다 강하다. 유통망 관계자는 "대기업인 이통사는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의 준말. 일과 삶의 균형)이라며 주 52시간 근무에 격주 조기퇴근 등을 하는데 유통망은 밤늦게까지 일하고 있다"며 "유통망 직원들의 삶의 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영업시간이 줄어든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로 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유통망의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경기도 안양 범계역 인근의 이동통신 대리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업계 특성상 오후 근무시간을 줄이지 못한다면 비교적 업무 강도가 낮은 오전 출근시간을 늦추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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