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내주로 다가온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정부가 6개월 처벌 유예를 둔 것에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반발한다. 노조는 정책 시행을 미루는 처사라며 계도 기간으로 일정 기간 숨통이 트인 사측과 상반된 반응이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근무 단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는 25일 "처벌 유예 기간을 뒀다는 것은 사용자들이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일종의 시그널"이라며 "건설산업 같은 경우에는 지금까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 6개월간 유예기간을 줌으로써 탈법·편법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 52시간 근무제의 초기 목적은 삶의 질 향상과 일자리 창출, 행복권을 상승시키는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이와 달리 건설사들은 안도의 숨을 내쉰다. 6개월 계도기간 적용에 어느 정도 혼란은 줄었다는 반응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법적인 처벌이 없어도 시행이 되면 가급적 지키는 쪽으로 갈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시행 착오를 겪으며 갑작스럽게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되는 위험은 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계도기간과는 별도로 주 52시간 근무제에 적응하기 위해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GS건설은 지난 24일 업계 최초로 해외현장 근로시간 단축안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노동시간 변화에 따른 대응을 목표로 국내는 2주, 해외에선 3개월 단위의 탄력근로제도 실시한다. 특히 해외 현장의 탄력근로제는 지역별로 세분화해 운영한다. 지역 난이도에 따라 A, B, C 세 타입으로 구분해 A(이라크, 이집트, 오만 등), B타입(쿠에이트, 사우디 등)은 3개월에 1회(15일) 휴가를 주고, C타입(터키, 싱가포르 베트남 등)은 4개월에 1회 휴가를 주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삼성물산은 시차출근제 방식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국내와 해외에 모두 적용할 방침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시차출근제를 기존 8세 이하 자녀 양육과 임신 등 대상자에 한했던 적용범위를 전체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동시에 건설사들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이또한 민주노총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반대한다"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거나 공사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공법 개발 등으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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