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이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성사된 첫 고위급 협상이 끝나자마자 “미국 측의 태도와 입장은 실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며 공개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은 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이번 첫 조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조미사이의 신뢰는 더 공고화되기는커녕 오히려 확고부동했던 우리의 비핵화의지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국면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무성은 “우리는 미국 측이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맞게 신뢰조성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오리라고 기대하면서 그에 상응한 그 무엇인가를 해줄 생각도 하고있었다”면서 “그러나 미국 측은 CVID, 신고, 검증 등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요구만을 들고나왔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신뢰조성을 앞세우면서 단계적으로 동시행동원칙에서 풀수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조선반도 비핵화실현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며 “낡은 방식을 우리에게 강요하려 한다면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박2일간의 3차 방북 일정을 마무리하고 “상당한 시간을 북한의 비핵화 일정을 논의하는데 할애했으며 모든 부분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평양을 떠나기 전 기자들을 만나 “나는 우리가 논의의 모든 부분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이번 협상이 생산적이었으며 양측이 선의로(in good faith) 대화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12일 미 국방부 팀이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문제 논의를 위해 남북한 국경 지역(판문점)에서 북한 관리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 협상 개최도 알렸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부터 1박2일간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고 대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 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모습을 올렸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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