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에 업계는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단, 한시적 인하 조치인만큼 세금이 다시 오르면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개소세 인하에 발맞춰 추가 할인 프로그램을 발표한 데 이어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르노삼성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판매 촉진을 위한 프로모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승용차(경차 제외), RV 등에 적용하는 개별소비세율(5%)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3.5%로 인하한다. 개소세 인하 효과로 현대차 21만~87만원, 제네시스 69만~288만원, 기아차 29만~171만원, 쉐보레(한국지엠) 25만~71만원, 쌍용차 30~82만원, 르노삼성 26~71만원 차값이 낮아진다.
쉐보레 '이쿼녹스'. 사진/한국지엠
현대·기아차는 이에 더해 엑센트, 아반떼, i30, 쏘나타, 쏘나타 HEV, 투싼, K3, K5, K7, 스포티지, 쏘렌토, K5 HEV, K7HEV 모델들에 20만원 추가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 7년 이상 경과한 노후 자동차를 교체하는 소비자에게는 30만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한국지엠은 신차 이쿼녹스를 비롯해 말리부, 트랙스, 스파크 등 주력 차종 503대를 투입해 10월까지 전국적인 시승행사를 진행한다. 소비자들은 쉐보레 전시장 및 그린카·쏘카 등 차량공유 서비스를 통해 시승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쉐보레 전시장 방문 고객의 경우 추첨을 통해 스마트 빔프로젝터, 주유 상품권, 영화 예매권을 별도 제공한다.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아직 별도 프로모션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내부 검토 중이며 확정되는 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완성차업체의 이같은 움직임에 수입차 업체들도 가격 조정 및 시스템 등록 등 개소세 인하 반영에 착수했다.
다만, 자동차업계는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하더라도 결국 '아랫돌 빼 윗돌 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과거 한시적 개소세 인하 조치 종료 이후 판매량이 급감한 전례가 있어서다. 지난 2016년 1월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8%, 전월 대비 39.3% 감소했다. 당시 정부는 2015년 8월부터 연말까지 개소세를 5%에서 3.5%로 내린 바 있다. 세제 혜택 종료 역풍이 불자 정부는 2016년 2월부터 6월까지 기한을 연장했지만 이 또한 반짝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그쳤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보호무역 확산으로 인한 수출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내수 진작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 비해 내수 시장 규모가 작다. 정부가 그동안 내수 진작을 위해 개소세 인하 카드를 반복적으로 꺼내 들면서 만성 효과로 인해 과거보다 수요 견인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책연구원인 산업연구원도 개소세 인하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산업연구원은 모든 차량에 동일한 감세율을 적용하는 현재의 개소세 인하 정책으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차량의 인하 효과가 커지는 '세금 감면 혜택의 역진성' 문제점도 있는 만큼, 정부가 향후 내수경기 촉진뿐만 아니라 에너지, 환경 문제를 고려해 정책의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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