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호평받은 중저가폰으로 한국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국내 업체도 내수시장을 지키기위해 중저가폰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포화된 시장에서 수성의 한국폰과 따라잡으려는 중국폰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화웨이는 6일 자급제폰 '노바라이트2'를 국내시장에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노바라이트2는 일본 자급제폰 시장에서 판매 3위권 안에 든 제품이다. 이날부터 12일까지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13일부터 본격 판매에 나선다. 판매는 KT 엠모바일,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 주요 온라인몰에서 진행된다. 총판은 SK네트웍스 및 신세계아이앤씨가 맡았다. 국내 출고가는 25만3000원이다.
노바라이트2는 스마트폰 사진 촬영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카메라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전면 800만화소 카메라와 후면 1300만·200만화소 듀얼카메라를 갖췄다. 전면 카메라는 초상화 모드·피부 보정·제스처 샷 기능 등을 제공하고, 후면 카메라는 보케(빛망울) 효과를 구현한다. 5.65형(인치) 풀뷰 디스플레이에 자체 생산한 기린 659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앞서 샤오미도 지난달 29만9000원의 레드미노트5를 출시했다. 1분기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다. 5.99형 디스플레이에 인공지능(AI)이 탑재된 1300만화소 전면카메라, 1200만·500만화소 후면 듀얼카메라, 4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갖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성능을 계승한 중저가폰'을 모토로 제품을 출시하며 영토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급제폰으로 갤럭시A6와 갤럭시J6를 내놓은데 이어 SK텔레콤 전용폰 갤럭시A8스타, KT 전용폰 갤럭시 진을 내놓았다. 갤럭시A8스타는 6.3형 대화면과 18.5대9 화면비를 장착했고, 전후면 2400만화소로 프리미엄급 카메라도 탑재됐다. LG전자의 X5는 30만원대임에도 초광각 카메라와 LG페이 등을 장착했다. 배터리는 4500㎃h로 17시간 연속 통화가 가능하다.
화웨이와 샤오미 제품이 20만원대에 불과하지만 기능면에서는 준프리미엄급에 해당한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한 관계자는 "대화면, 배터리 용량, 카메라 기능 등 스마트폰 기본 사양에 대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압도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한국 제품 대비 반값에 가까운 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펼치고 있지만 중국 IT업체 고위 관계자가 "한국만큼 특수한 시장이 없다"고 평할 정도로 프리미엄 제품이 우세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435달러로 같은 기간 세계 스마트폰 ASP 249달러 대비 74.7% 높다. 하반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을 비롯해 애플과 LG전자의 프리미엄 제품 출시도 예고돼 있다.
때문에 중저가폰 시장 자체가 급속도로 커지지 않는 한 한국시장은 현재 삼성전자·LG전자·애플의 삼각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유로모니터는 올해 업체별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삼성전자 65.4%, LG전자 16.8%, 애플16%, 화웨이 1% 순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당장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시장 포문을 연 노바라이트2와 레드미노트5의 시장 평가에 따라 외산 중저가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프리미엄폰 사용자가 중저가폰으로 갈아탈 확률이 낮기 때문에 한국시장 특수성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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