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BMW 화재사고가 계속 이어지면서 국토교통부가 운행정지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BMW 차주들은 불편함과 재산상 피해를 차주에게 전가한다면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일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BMW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37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달에도 9건이 일어나면서 BMW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운행정지명령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BMW의 긴급 안전점검이 완료되는 14일 이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BMW 차주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BMW 화재 피해자 집단소송'의 한 회원은 "이번 사태는 BMW의 늑장 대처와 국토부의 관리소홀로 발생했는데 왜 차주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다른 차주도 "비싼돈을 주고 BMW 차량을 구입했지만 이제는 중고차로 팔기도 힘들다"면서 "결국 차주들이 업무나 개인생활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성승환 변호사(법무법인 인강)는 "BMW 차주들은 이미 중고가 하락이라는 경제적 손실은 물론 BMW 포비아 현상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까지 입었다"면서 "만약 운행중지명령이 현실화된다면 자신의 운송수단을 활용하게 되지 못하게 되는 사용이익 상실이라는 피해를 추가적으로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사고 원인이 BMW 측이 밝혔던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이 아니라고 밝혀진다면 안전진단을 받은 의미가 없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운행정지명령의 대상은 훨씬 확대된다"고 말했다.
하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도 "특히 차량 운송이 생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향후 소송에서도 운행중지명령으로 인한 재산권 피해도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안전점검을 받지 않았거나 위험이 발견된 BMW 차량에 운행정지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일부 차주들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또한 BMW가 렌터카 수급을 원활하게 하지 못한다면 운행정지명령 이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MW는 하루 평균 1만대가량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 차주는 수리기간에 이용할 렌터카를 원하고 있다. BMW에 따르면 차량 진단을 맡긴 차주들에게 제공된 렌터카는 3000대 정도다. BMW는 롯데렌터카, SK렌터카, AJ렌터카 등을 통해 렌터카 수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수기 시즌과 맞물리면서 충분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운행중지 결정이 내려진다면 해당 차량의 차주들은 렌터카를 이용해야 한다"면서 "지금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이들의 수요까지 몰린다면 수급불균형 현상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렌터카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차주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현재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따르면 동급 배기량의 차량을 제공하도록 규정돼있다. 이에 따라 BMW 5시리즈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기아자동차의 K5 등이 국산차도 렌터카로 제공되고 있다. 일부 차주들은 렌터카의 상태나 차종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BMW 관계자는 "국토부가 운행중지명령을 내린다면 세부적인 부분들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의 방침에 적극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12일 오전까지 6만7400대의 안전점검을 완료했고 이날 7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14일까지 목표로 했던 10만여대의 안전점검은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8일 BMW 사태 관련 브리핑에서 "BMW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화재 위험 차량에 대해서는 운행정지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BMW가 실시하고 있는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과 안전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차량에 대해서는 구입과 매매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BMW는 이번 사태의 은폐 의혹 및 왜 한국에서 빈번하게 차량 화재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납득할만한 답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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