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부진에 희비 엇갈린 페인트업계
KCC, 조선업 침체 탓에 도료 영업익 26% 감소
삼화·노루, 고부가가치제품 앞세워 '선방'
2018-08-20 15:34:01 2018-08-20 16:53:07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전방산업 부진과 유가 상승 악재가 겹친 가운데 주요 페인트업체의 2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도료 점유율(39%) 1위인 KCC(002380)가 조선업황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노루페인트(090350)삼화페인트(000390)는 각각 친환경 제품 판매 증가와 판가 인상에 힘입어 선방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의 도료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211억9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0% 줄었다. 매출액(4584억5400만원)이 작년보다 14.9% 증가했음에도 이익률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6월 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75달러를 기록하는 등 원유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주요 페인트 판매처인 조선과 자동차 업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는 게 KCC의 설명이다.
 
KCC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수익을 남기면서 팔아야 하는데 전방산업이 안 좋을 경우 단가 반영을 할 수가 없다"며 "특히 조선 업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페인트업계도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6월29일 WTI 선물 가격은 2014년 11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상반기 들어서만 23% 넘게 올랐다.
 
반면 업계 2, 3위를 다투는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는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노루페인트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각각 12.9%, 16.2% 증가한 1745억6100만원, 114억900만원을 기록했다. 건축용, 공업용,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전 부문이 고른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친환경 고마진 제품 판매 증가가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삼화페인트는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9%, 34.0%% 오른 1508억5700만원, 63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8억원까지 떨어진 이후 올해 일부 회복세를 보이며 이익 상승폭을 키웠다. 스마트폰용 플라스틱 도료 시장 성장에 힙입어 2014년 영업이익 458억원을 기록했던 삼화페인트는 이후 스마트폰 케이스가 메탈 재질로 바뀌며 하락세를 거듭했으나 2분기에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을 기록하는 등 소폭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역시 주택과 조선 등 주요 산업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박용 도료 비중이 높은 KCC는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7월 국내 조선업 수주가 지난해보다 83% 늘어나며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건조까지 2~3년이 걸리는 만큼 페인트 업계로 온기가 이어지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를 맡고 있는 온산2공장 매각을 결정하는 등 상당부분 여전히 더딘 회복세를 지속하는 점도 부담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B2B(기업 간 거래) 비중이 낮은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는 업황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친환경 제품 강화를 중심으로 수익구조 개선에 힘쓴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가 인상이 쉽지는 않지만 원재료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르다보니 어느 정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금리 인상과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부정적인 시장 환경에서 수주 확대와 해외채널 다변화를 비롯한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부산 범천동 호천마을에서 열린 '기후변화적응 시범마을 조성사업 기념식'에 참가한 황경부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이 취약주택 옥상에 차열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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