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민주화운동 보상금 외 별도 손해배상 금지조항 일부위헌"
2018-08-30 14:21:29 2018-08-30 14:46:04
[뉴스토마토 김광연·최기철 기자] 헌법재판소가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을 지급받으면 국가를 상대로 별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민주화보상법 18조2항은 일부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30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열린 민주화보상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결정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해당 법규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심판대상조항의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는 적법한 행위로 발생한 ‘손실’과 위법한 행위로 발생한 ‘손해’가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등에는 ‘손실보상’의 성격뿐만 아니라 ‘손해배상’의 성격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법 시행령에 규정되어 있는 보상금 등의 지급대상과 그 유형별 지급액 산정기준 등에 의하면,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은 적극적·소극적 손해 내지 손실에 대한 배·보상 및 사회보장적 목적으로 지급되는 금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렇다면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등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어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이처럼 정신적 손해에 대해 적절한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적극적·소극적 손해 내지 손실에 상응하는 배·보상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해당 손해 내지 손실에 관한 적절한 배·보상이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국가배상청구권 행사를 제한하려 한 민주화보상법의 입법목적에도 부합하지 않고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를 규정한 헌법 제10조 제2문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으로서,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이던 지난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은 국가와 법률상 화해해 정신적인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은 추가 손해배상을 금지한 민주화보상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지난달 26일 오후 7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최기철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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