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 주식시장이 1700선을 앞두고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은 호전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요?
▲ 네. 그렇습니다. 지난 3분기(2009년 10~12월)에 증권사들의 실적은 지난 2분기보다 급감했습니다. 증시가 지난해 9월 1720선에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량이 3억주대로 급감하는 등 조정의 여파가 컸습니다.
하지만 이번 4분기에는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대형사들의 실적이 호전되는 것이 금리인하로 인해 보유한 채권평가차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금리를 살펴봐 주시죠.
▲ 지표물인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를 보면 지난해 10월 연 4.78%에서 10월말 5.1%까지 올랐고, 연말에도 연 4.92%를 기록하는 등 5% 전후에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게걸음을 펼치다 지난달 금통위 이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어제도 0.06%포인트가 하락해 연 4.26%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채권금리가 하락한다는 얘기는 반대로 채권값이 올라간다는 얘기기 때문에 채권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차익이 크게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 실제로 증권사들의 채권운용규모가 어느 정도되고 있나요?
▲ 대형주들의 경우 대부분 작년말보다 채권투자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연말 8조5000억원에서 지난 2월 기준 약 9조5000억원으로 채권보유 금액을 늘렸습니다. 지난 1월 이미 50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둔만큼 이번 4분기 실적은 크게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대우증권도 단기매매증권 가운데 약 7조원 가량의 채권운용 금액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연말 6조원에서 1조원 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삼성증권의 채권보유 총액은 7조7600억원. 이중 70~80%인 5조7000억~6조2000억원을 실제 운용중인데요. 환매조건부채권(RP) 관련 5조5000억원, 글로벌채권 8600억원, 순수트레이딩용 1조4000억원 가량입니다. 마찬가지로 금리 하락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증권은 채권보유금액이 약 5조4500억원으로 이번 4분기 채권부문 수익이 지난 3분기 영업이익(164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등 수백억원대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채권평가차익이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 그리고 증권사 실적에 영향을 줄만한 다른 요인은 없는지요?
▲ 저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기대는 여전합니다. 정부의 통화 완화정책이 지속되면서 출구전략 시행이 미뤄지고, 최근 한은총재로 내정된 김중수 경제협력기구(OECD) 대사도 정부 정책에 최대한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미 금리하락폭이 1%포인트에 육박하는 만큼 선반영됐다는 시각도 적지 않기 때문에 채권평가차익이 향후에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번 4분기 증권사의 실적은 채권평가차익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증시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기 시작해 3억주를 밑돌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평균 4억주 이상 거래되고 있고, 이에 따른 위탁수수료 수입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도 이달 들어 평균 6조5000억원대를 회복하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증권주들 전망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까요?
▲ 증권주들은 보통 주식시장과 궤를 함께 하는데요. 지수가 지난달부터 반등하면서 증권주도 반등했습니다.
코스피는 지난달 저점 기준 9%가 상승한 반면 증권업종은 12%나 올라 시장을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고점에서 코스피는 11.26%가 하락한 반면 증권업종은 23%나 급락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회복율에는 크게 못미칩니다.
당분간 지수가 1720포인트대 고점 돌파를 시도하면서 지루한 횡보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여 증권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자본시장법 개정령에 따라 신규 펀드 판매보수와 수수료가 각각 1%와 2% 인하돼 오는 5월 시행될 예정이라는 점도 악잽니다. 출구전략이 늦춰지기는 했지만 점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것도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실적시즌에 들어가는 다음달에는 채권비중이 큰 증권사와 브로커리지 부문이 큰 증권사를 중심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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