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항소심 법원이 ‘어금니 아빠’ 이영학에게 1심의 사형보다 감형된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에 대해 이영학과 검사 쌍방이 모두 상고했다.
서울고법에 따르면, 이영학이 12일 상고한데 이어 검찰도 이날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영학은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고, 검사는 죄질에 비해 감형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30일 딸과 공모해 딸의 친구 A양(14)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여 추행한 뒤 이튿날 목 졸라 살해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강간 등 살인)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딸과 함께 강원 영월군 한 야산에 A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사체유기)가 있다. 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내 최모씨에 대한 상해·성매매알선 혐의, 딸의 치료비로 쓴다며 후원금을 모집한 뒤 치료비로 쓰지 않은 혐의(사기)와 보험사기 혐의 등도 받는다.
1심은 지난 2월 "피고인은 변태성욕 성향을 동반한 변태성욕 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자기 처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등 약자에 대해 동등하게 보지 않고 성적욕구 해소 대상으로 봤다.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이영학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서울고법 형사9부(재판장 김우수)는 1심의 유죄판단을 유지하면서도 "피고인이 처음 피해자를 유인·추행·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까지가 모두 치밀하게 준비·계획·시행됐다고 볼 수 없고 살인 범행은 우발적으로 이뤄졌다"며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이어 "피고인의 죄가 사형에 상응할 수 있다는 면만 보고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가혹한 측면이 있다. 사회적으로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만, 교화 가능성을 부정해 사형에 처할 정도로 보이지는 않으므로 1심 양형이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 부당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형사소송법상 사실심인 하급심에서 징역 10년 이하의 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다른 상고 이유 없이 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상고할 수는 없다. 그러나 10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그 이상의 중한 자유형이나 생명형을 선고받았을 때에는 상고할 수 있다.
여중생 딸 친구 살해· 시신 유기범 이영학이 2017년 10월1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에서 당시 범행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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