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의 연내 법인분리가 불투명해졌다. 노조 반발이 여전히 거센 가운데 KDB산업은행마저 제동에 나섰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12일 사측에 특별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노조 요구안에는 현재 단일 법인 유지를 전제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연구개발, 부평2공장의 2022년 중대형 SUV 신차투입, 부평 및 창원공장 불법파견 판정에 따른 비정규직 전원에 대한 정규직화 요구 등이 포함됐다.
앞서 한국지엠은 지난 7월말 연구개발 투자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집중 전담할 신설법인을 설립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의도는 연구개발 부문을 떼어내 구조조정과 분할매각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산은 앞 1인시위 지속은 물론 다음달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노조의 입장을 전달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의 연내 법인분리 방안이 노조 반발과 산은의 제동으로 불투명해졌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은도 법인분리에 제동을 걸었다. 아직 찬반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지엠 측의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엠이 신설법인 설립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주총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면서 "한국지엠에 구체적인 내용 설명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4월말 산은과 한국지엠 간 체결했던 경영정상화 합의서에 없었던 내용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파악해야 방침을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산은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무리하게 연내 법인분리 방안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사측은 신설법인 설립 목적은 제너럴모터스(GM) 내 연구개발 부서와의 협력 강화이며, 앞으로 산은과 노조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안으로 국내에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지역본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 사업에 대한 GM 본사 차원의 장기적인 약속을 확고히 한 것"이라며 "노조가 주장하는 구조조정이나 분할매각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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