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덴마크과 독일 등 유럽 선진국들의 에너지 정책 방향성이 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덴마크는 2030년까지 전력생산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 역시 2050년까지 전력생산의 8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이들 국가는 일찌감치 에너지정책 무게중심을 기존의 석탄, 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원에서 재생에너지로 옮겨갔다.
지난 2016년 8월16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폴 알버그 오스터가드 덴마크 올보대 교수가 ‘올보시 재생에너지 전환정책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적 기업들도 이런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2020년까지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고, 앞서 애플은 지난 2015년 덴마크와 아이랜드에 신재생에너지로 가동하는 데이터 센터 2곳을 짓기 위해 약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평균 20%대를 웃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정책전환보다는 바텀업(상향식) 방식의 에너지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지원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국장은 지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중앙 집권적인 에너지 정책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현재도 법적으로는 지역에너지 계획이 수립되게 돼 있지만 아무 의미가 없다”며 “개별 에너지정책이 수렴되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100% 보급을 공헌한 제주도의 지역에너지 계획이나 서울의 원전하나 줄이기 계획, 충청남도의 탈 석탄 동맹 가입 등 지자체의 개별적인 움직임이 힘을 얻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국장은 “재생에너지에 있어서 지방정부에서는 앞서가려고 하는데, 중앙정부가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며 “지역에 맞는 에너지정책 기반을 수립하려면 각 지역에 실제적인 정책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에너지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제대로 홍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부소장은 “정부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로드맵을 정확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소장은 “에너지정책 전환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려면 국민들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정책 전환의 당위성을 홍보해야 한다”며 “그래야 ‘저러다 말겠지’, ‘얼마 못 갈 거야’라는 우려 섞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오전 경기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신재생 에너지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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