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유료방송 시장이 인터넷(IP)TV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IPTV가 케이블TV 가입자를 처음으로 추월한 이후 격차가 확대됐다. 이동통신사가 IPTV를 정체에 빠진 무선사업을 대신할 차세대 캐시카우로 지목하고 있어 당분간 IPTV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1일 발표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보면 6월말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1501만5907명으로, 케이블TV(1394만289명)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지난해 11월 IPTV는 12만3158명의 격차로 케이블TV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격차는 107만5618명까지 확대됐다.
사업자별 올 상반기 평균 가입자 수는 KT가 660만5107명(20.67%)으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 446만5758명(13.97%), CJ헬로 416만1644명(13.02%), LG유플러스 364만5710명(11.41%), KT스카이라이프 325만4877명(10.19%) 순으로 집계됐다. 관계사인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도 소폭 상승했다. 두 회사의 합산 가입자 수는 986만명(30.86%)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28만명(0.32%포인트) 늘었다.
상반기 가입자 수는 월평균 3195만6419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상반기 2873명이었던 가입자 수는 지난해 상반기 3046만명으로 사상 처음 3000만 시대에 진입했다. 다만 케이블TV와 위성방송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2015년 하반기 이후 반기별 80만명 이상 꾸준히 증가하던 가입자 증가폭은 59만명으로 다소 둔화됐다.
당분간 유료방송 시장은 IPTV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통사는 든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한 교육·영화 등 콘텐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결합한 사용자환경(UI)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KT는 핑크퐁 등 키즈 콘텐츠에 직접투자에 나서는 동시에 기가라이브TV 등을 선보이며 VR로 콘텐츠를 확대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과의 협업을 통해 AI 서비스 누구를 셋톱박스에 넣는 작업도 실행했다. LG유플러스는 더 적극적이다. 구글의 AI 음성비서 기술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초고화질(UHD) 셋톱박스에 탑재해 선보였고, 이달 16일부터는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 콘텐츠도 내보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TV와 모바일을 결합한 다양한 제휴 상품 등이 늘었고, 맞춤형 콘텐츠 확대로 유료방송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IPTV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통사가 IPTV를 캐시카우로 지목하고 있어 향후에도 공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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