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과 만나 “국내총생산(GDP)이나 경제성장률보다 삶의 질이 더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세계 공통의 인식이 되도록 OECD가 더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제6차 OECD 세계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구리아 총장을 만났다. 두 사람은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동향, 포용적 성장, 디지털 변혁, 보호무역주의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기획재정부와 OECD가 체결할 ‘포용적 성장’ 관련 프로젝트와 양해각서(MOU)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OECD는 우리 정부와 포용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디지털 변환 같은 당면과제를 핵심 정책 의제로 다루고 있어 우리 정부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람 중심 경제 실현’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포용적 성장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포용적 성장 이니셔티브를 추진 중인 OECD와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구리아 총장도 ‘포용적 성장’과 관련해 한국과의 협력 심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기재부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 예산이 통과되는 대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OECD 경제전망에서 한국 부문을 보면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2018년 2.7%, 2019년 2.8%, 2020년 2.9%로 성장이 전망된다. 아주 괜찮은 성적”이라고도 했다.
다만 구리아 총장은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이 전세계에 영향을 준다고 언급하며 “지난해 5월 예측에서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2019년과 2020년 4.0%로 예측됐으나 지금은 3.5%로 6개월 만에 0.5% 하락했다. 개방된 통상국가인 한국이 G20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OECD와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자유무역주의를 강력히 지지한다”며 “자유무역이 위축되기 때문에 경기가 둔화되고 하강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무총장의 진단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구리아 사무총장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그간 한반도에서 이룬 성과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한반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개선됐다. 문 대통령의 업적들에 대해 감사와 함께 흠모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OECD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면, 특히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기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문제가 해결돼야 하겠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 제재문제가 해결되면 OECD가 협력하겠다는 말씀에 감사드린다”며 “기회가 되면 그 말을 북측에 전달하겠다. OECD가 역할을 할 단계가 되면 언제든 요청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으로부터 OECD 한국경제보고서 등 책자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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