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전립선이 커지는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위험이 높아지면서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50대 이상의 남성 절반 이상이 경험하게 돼 중년 남성의 삶을 질을 저하시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전립선비대증은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증상이 악화된다. 교감신경계 활성의 증가로 전립선 주위 근육과 전립선 자체 세포들이 수축하고 이완이 되지 않아 요도 압박이 더 심해져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전립선은 사춘기 이전에는 모양만 있다가 30대 중반부터 커지기 시작한다. 중년 남성에게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통 60~70대에 비대증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의 가장 중요한 발생원인은 남성호르몬과 노화로 꼽히며 이밖에 인종, 유전적 인자, 체질, 식이나 영양, 동맥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소변을 보는 데 있어서 여러 문제들을 야기한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를 비롯해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는 세뇨, 소변을 보려고 해도 한참 머뭇거리는 주저뇨, 소변을 다 보고 나서도 남아 있는 듯한 잔뇨감 등이 주요 증상이다. 뿐만 아니라 소변이 마려울 때 잘 참지 못하는 절박뇨나 야간 수면 중에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거나 설치게 되는 야간뇨 등도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 증상들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당장 소변이 안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남성들이 단순한 노화현상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면 여러 합병증이 생긴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은 방광 결석이다. 비대증으로 인해 소변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게 되면서 소변이 농축돼 방광 내에 돌이 생기는 현상이다. 방광 결석이 생기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소변을 보는 중간에 소변이 끊기는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요로감염으로 인한 전신 패혈증의 위험도 존재하며, 방광 기능이 떨어져 방광 배뇨근 부전을 일으키게 되고, 갑자기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급성 요폐로 응급실까지 오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들이 누적될 경우 콩팥의 기능에도 장애가 생겨 신부전까지 나타날 수 있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을 위해서는 정확한 크기 평가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손가락을 항문에 넣어 전립선의 크기와 혹 또는 결절 등의 모양을 가늠하는 직장수지검사, 전립선 초음파, 전립선특이항원 검사 등이 진행된다. 전립선 초음파는 전립선의 크기와 모양, 물혹 또는 석회화의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전립선특이항원검사는 혈액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의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다. 배뇨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소변을 보는 시간, 소변의 양 등을 기록하는 배뇨일지를 작성하면 진단과 치료의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일차적으로 약물로 치료한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요로감염, 혈뇨, 요폐 등이 발생하거나 방광 내 결석이 생기는 경우 또는 약물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수술은 환자의 전립선 크기 및 구조, 수술 후 성기능 보존 문제, 전신마취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수술법을 결정하게 된다.
문두건 고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고령 환자는 마취의 위험도 있지만 방광기능이 비가역적으로 이 더 나빠지기 전에 수술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에 75세 이상에서도 출구폐색이 심한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수술을 권한다"고 말한다.
한편, 전립성비대증은 서구화된 식습관(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에서 유병률이 높게 보고되고 있다. 반면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하면 식물이나 채소에 함유된 식물성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전립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날씨가 추워지면 교감신경계 활성 증가로 전립선 주위 근육과 전립선 자체 세포들이 수축해 악화된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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