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시장 선점 지위를 앞세워 연일 해외시장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시장 경쟁 격화에 향후 선점 효과가 예전만 못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생산력이 뒷받침 되는 국산 경쟁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0월 유럽시장에 출시된 '임랄디'가 출시 두달여만에 약 1670만달러(약 1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임랄디는 전 세계 판매 1위 의약품 애브비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임랄디는 출시 이후 두달 연속 유럽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유럽 시장만 5조 규모에 달하는 휴미라 시밀러 시장에서 시장 우위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특히 유럽 내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독일에선 62%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같은 시기 출시된 암젠, 산도즈, 마일란 제품들과의 경쟁 속 눈에 띄는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된 배경에는 시장 내 첫 허가받은 '퍼스트시밀러'라는 점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동시 출시에 따라 시장 선점 효과는 미미했지만 '최초'라는 상징적 의미와 방대한 생산력이 더해져 빠른 시장침투가 가능했다.
같은 오리지널 의약품을 둔 바이오시밀러는 시장선점이 성공의 열쇠로 꼽힌다. 유사한 성분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대비 공격적 약가 전략이 주 무기가 되는 만큼, 시장 선점을 통한 유통 확대가 마케팅의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인 셀트리온 '램시마(오리지널: 레미케이드)', 초기 램시마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트룩시마(오리지널: 리툭산)'를 비롯해 출시 3년여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네팔리(오리지널: 엔브렐)'도 해당 의약품 시밀러 시장의 선구자다.
일각에선 시밀러 시장 경쟁 심화에 오리지널 특허 만료 직후 동시다발적 제품 출시가 전망되는 만큼, 향후 퍼스트시밀러 지위 약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속도 뿐 만 아니라 물량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의 시장 순항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산 36만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보유 중이다. 이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다. 19만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춘 셀트리온 역시 36만리터의 추가 시설 확충을 통해 차기 최대 생산능력 보유기업 지위를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랄디의 경우 퍼스트시밀러로서 시장 선점의 효과는 미미했지만 상징적 의미와 압도적 생산력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낸 사례"라며 "동시다발적 출시에 따른 경쟁 속 빠른 시장 침투를 위해선 생산력이 뒷받침 돼야 하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이 마케팅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 유럽 성공 사례는 '퍼스트시밀러'의 지위와 이를 뒷받침하는 생산력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 지위를 공고히한 대표적 사례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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