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입 돌아가는 '안면마비', 찬 바닥만 조심하면 될까
찬 기운에 노출되면 쉽게 발생, 바이러스·스트레스로도 증상 나타나
2019-02-12 06:00:00 2019-02-12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안면마비는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성 염증에 의해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손상돼 발생한다. 얼굴의 감각이상과 눈물분비과다, 청각과민, 미각둔화, 귀주변의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지만, 가장 대표적이고 두드러지는 증상은 얼굴 근육 움직임의 마비다. 주요 증상으로는 눈썹이 처지고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없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면서 양치질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물이 한쪽으로 흘러내릴 수 있다.
 
안면마비는 증상이 최초로 시작된 시점부터 짧게는 1~2, 길게는 5일 이상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심해진다. 신경 손상 정도는 환자의 나이나 면역력, 당뇨의 기왕력 등에 영향을 받게 된다. 신경손상이 심할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따라서 초기에 치료를 잘 받아 신경 손상의 정도를 줄이는 것이 안면마비 치료에는 중요하다.
 
흔히 '찬 바닥에서 자면 입돌아간다'라는 말이 있다. 한방에서 '구안와사'라고 불리기도 하는 안면마비는 실제로 찬 기운에 노출될 경우 잘 발생한다. 최근처럼 실내외 기온차가 큰 겨울철이 여름에 비해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기온차 외에 신체적 피로 및 스트레스, 기력 저하, 과음 및 흡연 등도 주요 원인이 되는 만큼 반드시 기온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안면마비의 원인이 되는 신경손상 정도는 발병 2주 후 안면근전도 검사를 통해 측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70~80% 이상의 신경손상을 보이는 경우 후유증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임상에서 안면마비로 내원한 46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경손상의 정도를 측정한 결과, 27.4%80% 이상의 신경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마비 환자 4명 중 1명이 후유증을 겪을 수 있는 셈이다.
 
발생 빈도가 높은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상수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교수는 "안면마비가 발생한 후 3주간의 치료는 매우 중요하며, 해당 시기 적극적 치료를 통해 회복 시작 시기를 앞당기고 속도를 높이는 것이 이후 후유증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라고 말했다.
 
신경손상이 멈추고 회복이 시작되면 수개월에 걸쳐 안면마비 증상은 서서히 회복된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아예 신경재생이 멈춰 더 이상 회복되지 않게 되는데, 6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남아있는 증상은 계속해서 후유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조기치료를 잘 받는다면 불치 또는 난치병은 아니다. ·양방 치료를 통해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에서 지난 2006년 이후 입원을 통해 한·양방 협진치료를 받은 안면마비 환자 997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98.1%가 양호한 예후에 해당하는 2단계까지 회복됐고, 83.3%는 완치에 해당하는 1단계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안면마비 회복률이 67~71%로 보고된 것과 비교했을 때 적극적 치료의 효과와 중요성을 입증한 사례로 꼽힌다.
 
남상수 교수는 안면마비 환자들 중에는 틀어진 얼굴과 비정상적인 표정 등으로 자신감을 잃거나,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영향을 받고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미루기보다는 빨리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회복기간을 단축시키고 후유증을 최소화해 건강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상생활 속 안면마비를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신체피로 및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하고 찬 바람이나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안면마비가 일종의 바이러스 감염인 만큼 외출 후 손을 잘 씻어 청결을 유지하고 바이러스와 염증을 활성화시키는 과음, 흡연은 하지 않도록 한다. 이밖에 고혈압과 당뇨 등의 유발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면마비는 찬 기운에 노출되면 쉽게 발생하지만 스트레스와 바이러스 감염 등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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