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중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빗장이 열리고 있다. 현지 정부의 규제 완화에 속도가 붙으며, 글로벌 주도권을 쥔 국내 기업들도 시장 기반 다지기 작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한 국산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는 데 한창이다. 기술수출은 물론, 로컬 기업과의 파트너십, 현지법인 설립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막 기지개를 켠 시장 정조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바이오제약사 3S바이오와 아비스틴 바이오시밀러 'SB8(성분명: 베바시주맙)'의 현지 임상 및 사업화 파트너십을 체결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달 또 다른 현지 업체 C-브릿지캐피탈과 주요 제품(SB3, SB11, SB12) 판권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삼성에피스는 판권 계약에 따른 선수금 확보는 물론, 향후 판매에 따른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급받게 된다.
지난 2017년 5월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로 해외 기업으론 처음으로 현지 임상계획을 승인받은 셀트리온은 다수의 중국 기업들과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영·민영 기업 가릴 것 없이 적합한 파트너를 찾아 상반기 내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CJ헬스케어는 중국 국영 제약사 NCPC의 전문 계열사 NCPC제넨텍에 빈혈치료제 네스프 바이오시밀러(CJ-40001)에 대한 기술수출을 성사시켰고, 바이오벤처 바이넥스 역시 충징즈언과 항체 바이오시밀러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의 주 무대는 유럽이었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미국에 비해 개방적인 시장 기조에 바이오시밀러 제조사들이 유럽 허가를 시작으로 선진시장 문을 두드리는 전략을 택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전향적으로 돌아선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문을 열면서 신규 시장에 앞 다퉈 발을 들이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 '바이오산업발전규획'을 통해 내년까지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허가 및 규제 기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제고하고, 임상시험 과정을 간소화해 시장을 적극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세계 2위 규모에 달하는 전체 내수 의약품 시장에 비해 미미했던 중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 역시 폭발적 성장이 점쳐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반'에 따르면 지난해 약 1125억원을 기록한 중국 바이오시밀러 생산액은 오는 2028년 약 13조7100억원으로 연 평균 70%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체 중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1%에 불과했던 비중 역시 31%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률이 10% 중반대로 전망되는 만큼 고무적인 상승폭인 동시에 시밀러 제조사들에겐 큰 기회"라며 "방대한 규모에 이제 막 시장이 열려 절대적인 선두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현지 공략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들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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