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택시업계의 조건 없는 카풀 반대에 이동수단(모빌리티) 상생안 마련도 난항을 겪고 있다. 승차공유 업계는 잇다른 택시단체의 고발에 기존 서비스를 변경하며 끝없는 양보를 지속하고 있다.
서영우 풀러스 대표. 사진/풀러스
풀러스는 26일 연결비, 여정비 없는 무상카풀 '풀러스제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카풀 탑승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풀러스 관계자는 "풀러스 드라이버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27%가 드라이버 활동 목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를 꼽았다"며 "국내 모빌리티 산업 혁신에 같이한 드라이버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풀러스의 결정은 최근 계속되는 택시단체의 고소·고발 사이에 나와 주목을 받는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중인 택시 4단체는 바로 전날인 25일 풀러스의 서영우 대표와 카풀 드라이버 24명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출퇴근 경로로 보기 어려운 운행을 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지난 11일 차량공유 서비스 타다를 운영 중인 VCNC를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영우 풀러스 대표는 "택시 업체의 소모적인 고발이 있으나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풀러스는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며 "공유경제 서비스가 활성화 되도록 국회에서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택시단체의 '장외투쟁'이 이어지며 모빌리티 상생도 불투명해졌다. 지난달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사회적대타협기구의 논의가 진전이 없는 탓이다. 택시단체는 플랫폼·택시의 상생안을 모색하자고 마련된 기구에서 카풀 반대만을 주장하고 기구 밖에서 플랫폼 업체를 향한 고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도 이달 안에 최대한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상생과 관계없는 최악의 안까지 고려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카풀 업계 관계자는 "택시업계의 규제를 풀어주는 데는 모빌리티 산업 전체가 동의한다"며 "다만 카풀 논의는 꺼내지도 못하고 파행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를 진행 중인 민주당 전현희 의원실 관계자는 "물밑에서 실무 논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기구 막바지 단계에 돌입한 것 같다. 구체적인 안은 4차 회의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타협기구에는 택시 4단체를 비롯해 카카오모빌리티, 민주당,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비대위의 지속적인 항의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시범서비스 중단, 정식서비스 연기를 결정했다.
지난 12일 서울시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카풀 영업 금지 촉구' 집회. 사진/뉴시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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