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중국에서 명절 기간 집중되는 ‘폭죽놀이’가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내 중금속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평택성분측정소에서 ‘중금속 실시간 분석기’를 활용해 대기 중 중금속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국 명절인 춘절(음력설·2월5일)과 원소절(정월대보름·2월19일) 이틀 후인 지난달 7일과 21일 폭죽 연소산화물인 △스트론튬 △바륨 △칼륨 △마그네슘 등 4종의 중금속 농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춘절 이틀 후인 지난달 7일 평택성분측정소에서 측정된 스트론튬 농도는 0.013㎍/㎥으로 2월 평균인 0.001㎍/㎥의 13배가량 높았다. 바륨 농도는 0.075㎍/㎥로 2월 평균인 0.016㎍/㎥의 5배 가까운 수준에 달했다. 칼륨과 마그네슘도 각각 1.068㎍/㎥, 0.170㎍/㎥으로 2월 평균인 0.265㎍/㎥, 0.045㎍/㎥의 4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춘절에 이어 폭죽이 많이 터지는 원소절 이틀 후인 21일에도 4개 중금속 농도가 각각 스트론튬 0.005㎍/㎥, 바륨 0.035㎍/㎥, 칼륨 0.335㎍/㎥, 마그네슘 0.081㎍/㎥ 등으로 2월 평균의 2배~5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트론튬, 바륨, 칼륨, 마그네슘 등은 폭죽의 화려한 색을 내는 대표적인 금속 물질이다. 연구원은 폭죽놀이 후에는 이들 금속성분의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해 초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춘절인 5일과 원소절인 19일 모두 97㎍/㎥로 2월 평균 57㎍/㎥의 1.7배 높았으며, 중국 선양의 초미세먼지 농도 또한 춘절 86㎍/㎥·원소절 95㎍/㎥로 2월 평균(74㎍/㎥)을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한국이 설 연휴 기간 불꽃놀이 행사를 하지 않는 점 △대부분 공장이 휴업하는 점 △폭죽행사가 없는 평상시 스트론튬·바륨 등 농도가 크게 변하지 않는 점 △지난달 기류 역궤적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할 때 4개 중금속 물질이 중국 상하이 및 베이징 부근과 동북지역에서 날아든 것으로 판단했다.
전국이 대체로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보인 28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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