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합병 '실어증', 응급처방 필요
뇌졸중 환자 25~40%서 나타나…발병 후 3개월이 골든타임
2019-05-07 06:00:00 2019-05-07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TV 드라마 등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실어증은 특정 뇌영역에 문제가 발생해 언어를 이해하거나 구사하는 능력에 장애가 발생하는 증상이다. 드라마 속 실어증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실에선 뇌졸중의 흔한 합병증 중 하나로 꼽힌다.
 
뇌졸중은 매우 응급을 필요로 하는 질환이다. 뇌에 혈류 공급이 중단되면 빠른 시간 안에 뇌세포가 죽게 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만약 언어를 담당하는 좌측 뇌의 뇌세포가 손상을 받으면 '실어증'이 나타날 수 있다. 국립 실어증 협회에 따르면, 실어증은 뇌졸중에서 회복된 환자의 25~4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합병증이다. 실어증의 회복은 뇌졸중 발생 후 3~6개월에 가장 많이 회복되지만 6개월 이후에도 회복이 일어난다.
 
최근에는 언어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자기장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rTMS)이나 직류전기자극을 실시해 실어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경두개자기자극은 전자기코일로 발생시킨 자기장을 이용,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비수술적 뇌자극법이다. 자기장의 자극 빈도를 조절해 대뇌피질의 활성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뇌졸중 후의 실어증은 크게 베르니케 실어증과 브로카 실어증으로 나눌 수 있다. 베르니케 영역은 좌측 측두엽에 있으며,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말은 유창하게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단어를 나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남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브로카 영역은 좌측 전두엽에 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제대로 말을 하거나 쓰는 데 문제가 생긴다. 베르니케 실어증과 반대로 남의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말수가 적어진다
 
유승돈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장(재활의학과 교수)"실어증은 뇌졸중 후 발생하는 혈관성치매나 우울증, 알츠하이머병과 다르다"라며 "기억력에는 문제없으나 말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상태로 영화로 치면 영상은 돌아가지만, 자막이나 음성파일은 깨져 그 내용을 알 수 없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어증은 완치는 어렵지만, 충분히 대화가 가능한 정도로 치료가 되려면 뇌졸중 후 첫 3개월간 조기부터 실시돼야 한다. 특히 치료 횟수와 치료 시간에 비례해 효과 여부가 결정되므로 적극적인 언어치료가 중요하다. 실어증이 심한 환자는 손상되지 않은 우측 뇌의 음악정보 처리 기능을 이용하는 멜로디 억양치료를 사용할 수 있으며 발성, 대화 기술, 읽기 능력을 향상시켜 환자가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 언어치료와 함께 언어 기능을 활성화하는 약물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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