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1차 데드라인'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의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29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를 넘기면 그동안의 심사가 리셋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경기를 부양할 골든타임마저 놓칠 수 있다. 정부여당이 5월말 추경 처리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하며 장외투쟁을 어이가고 있어 심사는 개시조차 못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경안을 소관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중단된 상태다. 한국당은 재해재난 대응 추경에는 찬성하지만, 경기 대응을 위한 항목들을 '빚더미 추경'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번 추경안은 6조7000억원의 규모로, 강원 산불·포항 지진 등 재난피해 복구 지원, 미세먼지 대책, 선제적 경기 대응 등을 위한 사용할 예정이다. 항목별로 지역경제와 소상공인 지원 등의 방안이 담긴 선제적 경기대응 및 민생경제 긴급지원에 4조5000억원, 미세먼지 핵심 배출원을 잡기 위해 1조5000억원, 재난대응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940억원이 책정됐다. 여기서 재해재난 관련 추경만 분리해 처리해야 한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최근에는 패스트트랙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정치권에선 '이번 추경이 6월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는 국무총리로부터 시정연설을 청취한 뒤 기획재정위 등 12개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를 거쳐 예결위 심사, 본회의 의결 등의 처리 절차를 밟게 된다. 특히 국회 예결위원들의 임기 만료가 변수다. 오는 29일에는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새로운 예결위원들이 선임되면 추경안 논의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이 때문에 야당 내부에선 "조금만 버티면 추경안 통과를 처리를 6월까지도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다만 최근들어 지역예산이 급한 경북지사와 포항시장 등 한국당 일부 지자체장들이 국회에 찾아와 추경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건 변수다. 경북 지역의 경우에는 재난 대처를 위해 편성한 예산이 많다는 점에서 추경 처리가 늦어질 경우 한국당이 민생을 내팽개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추경을 통해 지역구 예산을 한 푼이라도 더 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당 등이 추경 심사를 무조건 반대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위기도 있다. 실제 추경안에서 한국당 지역구에는 840억원이 배정됐다. 민주당 지역구에 300억원이 배정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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