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프리미엄' 안 먹히네…"
제네시스(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인피니티(닛산), DS(PSA그룹) 등 기본 브랜드와 차별화 한 고급 브랜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렉서스(토요타) 성공사례에서 보듯 긴 호흡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들어 미국 시장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2017년 4월까지 ‘G80’의 누적 판매는 5113대였지만 2018년 4164대, 올해 2113대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G90’도 2017년 4월 누적은 1535대였지만 2018년 1226대, 올해 619대로 감소했다.
‘G70’도 미국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2019 올해의 차’, 디트로이트 모터쇼 ‘2019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호재 속에서도 판매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월 100~200대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차가 올해부터 제네시스 실적이 V자 반등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반대의 결과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전용 딜러망 구축 과정에서 한동안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 350여개의 제네시스 딜러 운영이 가능해졌다”면서 “2019년형 모델이 확대 공급되면 판매 회복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국내 시장에서도 렉서스를 제외하면 프리미엄 브랜드는 고전 중이다. 인피니티는 지난해 국내에서 213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1.0% 감소했다. 반면, 렉서스는 1만3340대의 실적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올해 5월까지 인피니티의 누적 판매는 965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렉서스가 7070대를 판매해 수입차 3위 자리를 굳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1월 ‘DS 7 크로스백’을 출시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한 DS도 판매량은 월평균 10여대에 그쳤다. 이에 대해 DS 관계자는 “DS는 2014년 6월 시트로엥과 분리됐고 2015년 PSA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공식 론칭했다”면서 “향후 20년간 탄탄한 기반 다지기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S는 국내 시장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하반기 ‘DS 3 크로스백’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렉서스의 경우 30년전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을 위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쉽지 않은 과정 속에서 결국 고급 친환경차 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면서 “그에 비해 제네시스는 브랜드 론칭이 4년밖에 되지 않아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가 뿌리 내리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급 이미지를 갖추려면 결국 고품질을 유지해서 소비자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면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지나치게 내리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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