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업계가 본격적인 임금 및 단체협상 시즌에 돌입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한 가운데 쟁의권 확보에도 나서면서 노사간 팽팽한 줄다리기 협상이 예상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이 2019년 임금 및 단체 협상에 돌입했다. 우선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금협상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노조는 임금인상 요구안을 통해 △기본급 6.68%(12만3526원) 인상 △저임금 조합원 임금조정 및 연차별 임금격차 조정 △성과급 250% 보장 △노조 동의 없는 일방적 분사·분할 중단 △금융 논리에 입각한 단기 인적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 5월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졌다. 사진/현대중공업 .
노사는 지난 5월 올해 첫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졌으나 그후 협상이 진척되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 전면파업에 들어간 5월30일을 제외하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마다 착실하게 교섭장에 나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측은 교섭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사측의 교섭대표위원 교체도 요구 중이다. 보통 임협 첫 상견례에는 대표이사가 참석하지만 이후에는 교섭대표위원에게 권한을 위임하게 된다. 이번 협상에는 전무급이 교섭대표를 맡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는 교섭대표를 부사장급으로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전에도 전무급이 교섭대표를 맡아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면서 "특히 이번 교섭대표는 노사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분이기 때문에 임협에 적합한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섭에 성실하게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매번 교섭이 열린 것이 아니라 안건이 있어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협상 안건이 없음에도 노조 측 일부 교섭위원이 교섭장에 나와 자리를 지켰던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노조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파업권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임단협도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지난 10일 파업권 확보를 위한 쟁의행위 안건을 92%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양측은 이미 15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 요구안에는 양측의 협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내용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측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 △기본급 5.8%(12만3536원) 인상 △정년연장(현재 60세→62세)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임금 인상에 대한 노사간 시각이 큰 상황인 가운데 요구안에는 노사간 해결하기 힘든 것들도 포함돼 있어 협상이 진척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이 돼서야 노동자협의회와 상견례를 가졌다. 노동자협의회는 수당 인상, 복리후생 확대 등이 포함된 요구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최근 들어 상견례를 가진 만큼 아직까지 진척된 것은 없으나 앞으로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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