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3미터 높이의 원통 세 개. 여기서 하루 2500명이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정수됩니다."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기업 집적단지에 마련된 소규모 정수처리시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19일 찾은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내 기업집적단지에서는 하루 종일 정수되는 물의 수질이 실시간으로 체크해되고 있었다. 정상용 한국환경공단 물산업클러스터 운영준비단장은 이 같이 설명하고 해당 시설이 클러스터 입주 기업들의 생산품을 조합해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루 500톤의 물을 정수하는 시설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 단장에 따르면 이 시설은 베트남에도 수출됐다. 2017년 베트남 현지에 기증된 것인데, 베트남 주민들의 반응이 뜨겁다는게 정 단장의 설명이다. 그는 "효율이 높아 약 6KW/h 정도의 에너지로 가동이 가능하며 핸드폰으로 실시간 수질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설이 모여 있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정부가 국비 2409억원을 투입해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안에 14만5168㎡(약4만4000평) 규모로 조성한 국내 최초의 물산업 전초기지다. 클러스터에서는 물 관련 신기술 연구 개발과 시장 진출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실증화시설에 마련된 정수실증 플랜트와 재이용실증플랜트 사진/뉴스토마토
그 중 물산업단지의 핵심 시설인 '실증플랜트'는 세계 최초로 24시간 연속으로 기술·제품의 실제 규모 실증·성능시험이 가능한 처리시설이다. 낙동강 인근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를 적게는 하루 1000톤에서 많게는 2000톤까지 정수한다.
연매출 200억원의 밸브 생산 기업 ‘신전기공’은 6월 산업 단지 안에 2000평 규모의 새 공장을 마련했다. 오인식 신전기공 대표는 "제품을 만들어 실증테스트를 할 수 있는 정수장이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입주 후 실증화플랜트를 이용하다 보면 여러모로 기술 개발이 수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대표는 "앞으로 3,4년 내에 매출을 500억원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했다.
상하수도 시설현장에 소요되는 각종 벨브, 수문, 수처리 기자재를 생산 공급하는 주식회사 신정기공의 오인식 대표가 19일 대구 달성군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신정기공 1공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실제 물산업클러스터에서 이뤄지는 기업투자가 상당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근 집계로는 총24개 기업(대기업 1, 중소기업 23)이 산업단지에 입주(예정)했고, 이들 기업이 총 2174억원을 투자했다. 환경공단은 클러스터 운영을 통해 2025년까지 신규 일자리 1만5000개를 창출하고, 10개의 세계 최고 신기술 개발, 수출 7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한편 환경공단은 내일(22일)부터 물산업클러스터 입주 기업을 모집한다. 산업단지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초기 입주기업에게는 입주 공간 임대료, 시설이용료, 시험분석 수수료 50%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 물시장 규모는 약 15조원(2017년 기준)으로 세계 12위 정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현재 약 800조원 규모의 세계 물 시장은 수질오염,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심화 등으로 오는 2030년까지 4대(물·통신·교통·전기) 인프라 산업 중 최대 규모 투자가 이뤄지며 연평균 3.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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