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7일(현지시간) 최근 고조되는 한일 갈등과 관련, "미국은 이 문제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우리의 두 동맹국 간의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이 워싱턴 D.C에서 '한일 무역분쟁'을 주제로 연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두 나라의 동맹이자 친구인 미국으로서는 세 나라 사이의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와 더불어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확립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들이 한국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언급하고 "한미일 3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자 한-일 갈등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시도"라며 "우리는 이런 역내 도전자들이 3국 간, 그리고 3국 사이를 추가로 더 벌리도록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상호 악화되면 고통이 계속될 뿐이다. 각자 관계를 개선시킬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양국 관계를 손상시킨 정치적 결정들에 대해 성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한일 관계의 경제·안보 측면에 악영향을 주는 긴장을 막기 위해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면서 "국가 지도자들의 침착하고 확신에 찬 발언들은 그들의 나라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양국 정상들의 자제를 호소했다.
부차관보급(한국 외교부의 선임 국장급) 인사가 '양국 정상의 발언수위'를 지적해 신중함을 당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는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 관계에 대한 미 행정부의 깊은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퍼 부차관보는 "우리는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3개국 국민과 지역 전체의 평화 및 번영 증진을 포함해, 3국이 공유한 가치를 증진하고 공유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통합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가 7일 워싱턴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한-일 관계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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