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서울시교육청이 혁신학교를 없애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교육청은 이번달 안으로 혁신학교로 9년 동안 존속해온 송정중학교를 폐교하는 행정예고를 낼 방침입니다. 공항동 신도심 입주민을 위해 3개 학교를 통폐합해 내년 3월 마곡2중을 신설합니다.
이에 대해 송정중에서는 '폐교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거센 반대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육청이 실시한 학부모 조사로는 찬성 56.8%와 반대 43.2%로 나타나, 찬성이 더 높았지만 반대도 일정 수준이 나온 상황입니다.
공대위와 교육청이 가장 크게 부딪히는 부분은 수요입니다. 송정중 학생은 현재 453명이지만, 교육청은 마곡2중이 생기면 숫자가 크게 빠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공대위는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봤을 때 2025년에는 1106명을 추가 수용해야 할 정도로 수요가 넘친다고 관측합니다.
절차 하자도 지적됩니다. 지난 1월에 송정중은 혁신학교 중에서도 학교 자율성이 강화된 혁신미래자치학교로 지정돼 교육청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통폐합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점도 서울시의회에서 지적했습니다.
한편 마곡2중은 개교 후 1년 동안 예비혁신학교로 지정됩니다. 예비혁신학교는 1년 동안 혁신학교로 운영한 후, 교사와 학부모가 투표해 혁신학교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유형입니다. 예비혁신학교에 반대하는 학부모 집단행동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송정중 폐교 반대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학교 현장에 혁신학교 지정 책임을 떠넘겼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노수진 송정중 학부모 : 지금 교육청이 하는 건, '우린 정해놓았으니깐 그냥 학부모들끼리 싸워. 싸우다가 누구든지 이기면 내가 그쪽에 숟가락 얹을게.' 딱 그거밖에 안돼요. 어떠한 학부모 대상으로 설득이라든지, 이해라든지, 협의라든지 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이번 사태로 인해 혁신학교 철학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철학에 대한 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뉴스토마토 신태현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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