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초점)정미조부터 새소년까지…8주년 '뮤콘', 한국 대중음악을 세계로
예술감독 윤상·제작 '올댓뮤직'…"원히트원더보다 스테디셀러로"
글로벌 음악 관계자들 "뮤콘은 세계와 한국 음악의 연결"
2019-09-19 16:54:19 2019-09-19 18:32:04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뮤콘'으로 세계를 더 활발히 돌아다니고 싶습니다."
 
최근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를 오가며 활발히 공연 중인 밴드 새소년이 19일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이하 뮤콘) 2019' 쇼케이스에서 말했다. "최근 투어 형식으로 세계를 돌며 많은 팬들을 만나고 있다"는 이들은 올해 '뮤콘'무대를 계기로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레게 뮤지션 스컬은 "레게의 본 고장 자메이카에서 음원 차트 1등을 해본 적이 있다"며 "이번 '뮤콘'을 통해 해외진출을 더 활발히 하고 싶다. 앞으로는 유럽 시장의 '유로'(유로화)를 벌어보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뮤콘'은 보석 같은 국내 뮤지션들을 찾아내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산파(産婆)' 역할을 해오고 있다. 록과 힙합, 일렉트로닉, 포크, 댄스, 전통음악, 월드뮤직 등 다양한 한국의 음악들을 세계 시장에 알려왔다. 공연 뿐 아니라 전 세계 음악 관계자들이 함께 교류하는 장도 열어왔다. 행사기간에는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벌 디렉터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콘퍼런스', 해외 바이어와 국내 기획사, 제작자들을 연결해주는 '비즈니스 매치메이킹' 등이 열린다.
 
개최 8주년을 맞은 올해는 오는 9월30일~10월3일 4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에서 개최된다. 뮤지션 윤상을 예술감독으로 초대하고, KBS춘천 '올댓뮤직'의 제작 노하우를 빌려 이전 행사 때와 차별화를 이룰 계획이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노들섬하우스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는 참여 뮤지션 76팀에 대한 소개와 행사 취지·진행 상황 등의 내용들이 공유됐다.
 
밴드 새소년.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윤상 "예술 감독, 오히려 멋진 뮤지션들 소개받은 자리"
 
올해 '뮤콘'은 예술감독 자리를 윤상에게 맡기며 변회를 꾀했다. 기자, 평론가, PD 등으로만 구성되던 기존의 형식을 탈피하고 300팀에 가까운 뮤지션들의 검토를 그에게 맡겼다. 
 
이날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윤상은 "짧지 않은 시간 음악을 해왔지만 여전히 이런 귀중한 직책을 맡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300여팀에 가까운 팀들 중 76팀을 선정하기 위해 오랜 시간 음악을 들었다. 멋진 뮤지션들을 친절하게 소개 받은 느낌이었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진 인터뷰 자리에서 "무대에 서는 뮤지션들이 주인공이기에 '음악감독'이라는 칭호는 적절치 않았던 것 같다"며 "예술 감독이란 칭호 역시 거창한 표현이라 생각했지만, 전 장르에 걸친 아티스트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기에 그런 타이틀을 주셨지 않나 생각했다"고 했다. 또 "음악은 '국경이 없는 언어'"라며 "국내의 많은 뮤지션들이 이번 기회로 세계에 알려지길 바란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예술 감독 외에 프로듀서로도 나선다. 행사 기간 국내·외 뮤지션들의 협업 프로젝트 '뮤콘 콜라보' 일환으로 싱가포르 아티스트 아이샤 아지즈와 싱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지즈는 2017년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베스트 아시안 아티스트 수상자로 선정된 소울 가수다. 그는 "신스가 가미된 알앤비 음악을 준비하고 있다. 음악은 연말에 나올 계획"이라며 "이 협업 프로젝트가 앞으로 더 활성화돼 '뮤콘' 만의 장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예술감독으로 선정된 뮤지션 윤상.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정미조부터 새소년까지…장르·연령·국적 불문의 76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한국 대중음악사의 '불멸 보컬리스트' 정미조의 말이 이날 행사 말미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1972년 '개여울'로 데뷔한 그는 유신 정권 시절 발표한 노래들의 금지 판정을 받고 돌연 은퇴를 선언한 가수다. 1979년 프랑스로 건너가 유학을 하다 지난 2016년부터 '37년', '젊은 날의 영혼' 등의 앨범을 내고 국내 활동을 재개해왔다. 
 
이날 '뮤콘'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그는 "다시 돌아와서 노래한 지 3년이 조금 넘었다"며 "아직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음에도 이런 국제적인 페스티벌에 초청돼 감사하다. 실력있는 음악가들과 이 나이에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미조 외에도 이날 무대에는 올해 '뮤콘' 출연을 확정지은 장르, 연령, 국적 불문의 뮤지션들이 올랐다. 선우정아는 "영미권 음악에서 많은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며 "앞으로 영국, 미국에서 공연을 하고 싶고 다른 나라여도 좋다. 이번 '뮤콘'을 계기로 해외에서 열심히 활동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최근 인디씬에서 핫한 보수동쿨러는 "부산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이 낯설거나 편견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번 '뮤콘'을 통해 그런 점을 넘어서고 싶다. 앞서 '뮤콘'에 출연한 부산 출신의 밴드 세이수미의 활동을 보며 큰 희망을 얻었다"고 했다.
 
'전통음악'을 한다고 소개한 코리안집시 상자루는 "하루가 다르게 세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 저희가 하는 전통음악도 세계적인 것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다른 많은 뮤지션들이 하고 있는 음악도 나중에는 전통 음악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들의 음악적 특수성을 언급했다.
 
이 외에도 이날 쇼케이스에는 아이돌 댄스 그룹과 트로트 그룹, 월드뮤직 밴드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이 올라 자신을 소개했다. 올해부터 제작에 함께 참여하는 KBS춘천 '올댓뮤직'의 황국찬 PD는 "시청률에 연연않고 10년간 꾸준히 라이브형 뮤지션을 소개해왔다"며 "당장의 인기, 시장에 나왔을 때 팔리는 음악 보다 가능성과 잠재성을 이번 '뮤콘'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원히트원더보다 스테디셀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무대 구상을 전했다.
 
선우정아.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세계 속 한국 음악, 그 현재와 미래
 
올해 뮤콘은 '음악(MUSIC)', '문화(Culture)', '기술(Tech)'의 융합을 대주제로 한다. '뮤직X케이팝: 케이팝의 새로운 흐름', '뮤직X컬쳐: 음악이 문화를 이야기하는 방법', '뮤직X테크: 음악, 기술과 만나다' 등 일자별 다른 주제의 콘퍼런스, 쇼케이스, 강연 등이 예정돼 있다. 
 
이날 정경미 한국콘텐츠진흥원 본부장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 속 한국 대중음악이 차지하는 위치를 들여다 보고자 했다"며 "또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 한국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지 미래를 논하는 자리도 될 것"이라며 행사 주제의 뜻을 풀어줬다.
 
세계 속의 한국 음악을 들여다보는 자리 답게 올해 행사에는 글로벌 음악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주목할 만한 강연으로는 세계 3대 음반 유통사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산하 레이블 '케피톨 뮤직 그룹'의 수석 부사장 니콜 프란츠의 강연이 있다. 프란츠는 '케이팝과 캐피톨 뮤직 그룹의 새로운 협업'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한다. 트랜디한 음악 산업을 자사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스니커즈 브랜드 반스의 브라이언 스미스 마케팅 매니저는 '반스의 뮤직 마케팅 프로젝트' 사례를 공유한다.
 
이 외에도 미국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의 제임스 마이너 뮤직페스티벌 총괄 디렉터, 홍콩의 뮤직페스티벌 클로큰플랩의 저스틴 스위팅 뮤직디렉터 등이 현장을 방문한다. 이날 제임스 마이너는 영상 인터뷰로 "'뮤콘'은 한국 뮤직비즈니스 관계자, 한국 아티스트와 연결된 느낌을 갖게 한다"며 "지난 8년 동안 '뮤콘'을 꾸준히 방문해왔다. 올해도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뮤콘 2019' 쇼케이스에 참가한 아티스트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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