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1.25%로 낮춰…역대 최저(종합)
이주열 총재 "금리정책 대응 여력 남아"…추가 인하 여지 남겨
2019-10-16 16:48:45 2019-10-16 16:48:45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한국은행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내렸다. 연 1.25% 기준금리는 우리나라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한은이 지난 7월에 이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경기둔화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16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0.25%p 내린 1.25%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리고 나서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0.25%포인트씩 올렸다가 올해 7월 0.25%포인트 내린 이후 석달 만이다. 
 
이번 금리인하는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와 수출부진에 따른 성장세 둔화, 마이너스 소비자물가 상승률등 한국 경기 하강 흐름을 감안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2.7%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2.6%에서 4월 2.5%, 7월 2.2%로 계속 낮췄다. 더구나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라 2.2% 목표치 달성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오는 11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2.2%)를 낮출 것임을 예고했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는 오는 11월 29일 열린다. 
 
또 지난 8∼9월 두 달 연속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저성장과 저물가가 장기화하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진 상황에 경기부양에 초점 맞춘 조치로 해석된다. 
 
아울러 글로벌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한은이 금리를 내린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초 금리 인상 행보를 전환하고 지난 7월과 9월에 금리를 각각 0.25%씩 인하했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연 1.75~2.0%로 내려가면서 한·미간 금리차도 줄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제로(0%)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는 올해에 비해 내년 경기가 크게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해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견했다. 금융투자협회가 96개 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1∼8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인하를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공식석상에서 이달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보낸 바 있다. 지난 8일 국감에 출석해서는 '이달 금리를 내릴 것이냐'는 의원 질의에 "경기회복을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금리인하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없앴다. 
 
이에 관심은 내년 추가 인하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이날 이주열 총재가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남아있다"며 추가 금리인하에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과 한은의 통화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 내년 초쯤 기준금리를 연 1%까지 추가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해 금리정책의 효과가 크지 않을 거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금리인하에 따라 시중의 유동성이 증가해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점 등은 추가 금리인하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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