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지난달 은행 수신이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성 수신이 큰 폭 줄면서 2개월째 감소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주식형펀드 환매가 늘면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 은행수신 감소..가계대출 증가규모도 줄어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올해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수신은 지난달 말 현재1020조8000억원으로 2월 말보다 3조2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3월 16조2000억원 크게 감소한 이후 2개월째 감소세다.
한은은 정기예금이 은행의 예대율 인하와 수신기반 확충 노력으로 상당규모 늘었지만 CD, 은행채 등 시장성 수신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시입출식예금과 정기예금은 3월보다 각각 9000억원, 8조7000억원 늘었지만 CD, 은행채는 각각 8조6000억원, 2조2000억원 감소했다.
김현기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은행이 예대율 규제를 맞추는 과정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CD와 은행채를 예금으로 전환해 (시장성 수신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유동성과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예대율 규제를 발표하면서 CD 등 시장성수신을 제외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39조5000억원으로 3월보다 3조원 감소했다.
최근 머니마켓펀드(MMF)로 개인·법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정부와 은행이 운용하던 돈을 유출해갔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형펀드는 환매가 늘면서 3월보다 5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정헌 한은 통화금융팀 과장은 "금융위기전 자금이 증시가 회복되면서 원금 회수를 목적으로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11조원으로 1조7000억원 늘었다. 3월 1조9000억원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규모가 소폭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의 대출금리가 하락했지만 최근 주택거래가 부진했고,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기업대출잔액은 517조8000억원으로 3월보다 3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일시적으로 상환됐던 대출이 다시 늘어났고, 일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등 특이요인이 가세하면서 증가규모가 2조8000억원 확대됐다.
중소기업대출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부진했고 중소기업 자금수요가 낮아 7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 3월중 현금 등 M1 감소..M2 증가율도 둔화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2010년 3월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협의통화(M1) 평균잔액은 1년 전보다 12.6% 늘어난 38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전년동월대비 15.9%증가했던 것에 비해 소폭 하락했고 액수로도 2월보다 1조8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M1은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 같은 단기성 자금이다. 한은은 2월에 크게 증가했던 현금통화가 감소하고 월말 법인세 납부 등으로 요구불·수시입출식 예금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M1에 2년 미만 정기예ㆍ적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상품, 기타수익증권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 평균잔액은 1년 전보다 9.3% 늘어난 1607조9000억원이었다.
M2 증가율은 2월에 전년동월대비 9.4% 늘어난 것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형상품과 기타수익증권이 감소세를 지속한 영향이 컸다.
한은은 4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지난달 M2 증가율을 8%대 후반으로 3월과 비슷하게 추정했다. 정부부문 통화공급이 축소됐지만 은행대출 등 민간신용이 확대되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유입되어 국외부문 통화공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M2에 2년 이상 장기금융상품과 생명보험계약준비금, 증권금융예수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평잔은 전년동월보다 8.9% 늘어 2월(8.6%)에 비해 상승했다.
국채, 지방채, 회사채, 기업어음 등을 모두 포함한 총유동성(L)도 월말 기준으로 전년동월보다 10.7%늘어 한달 전(10.2%)보다 증가율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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