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부부 동시 육아휴직 허용…육아휴직수당 사후지급
이재갑 장관, 한독 방문…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2019-11-21 14:16:04 2019-11-21 14:16:04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자녀에 대한 부모 동시 육아휴직 사용으로 남성이 함께 육아할 수 있는 여건 마련하기로 했다. 또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복직했다가 폐업, 도산 등으로 어쩔 수 없이 퇴사한 경우 육아휴직 사후지급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1일 서울 강남구 한독 본사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서울 강남구 한독에 방문해 타운홀 미팅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제도 개선 사항을 발표했다. 한독은 올해 5월 남녀 고용 평등 우수 기업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기업이다. 
 
우선 정부는 내년부터 부부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하고 동일 자녀에 대한 부모 동시 육아휴직 사용으로 남성이 함께 육아할 수 있는 여건 마련하기로 했다. 지금껏 부부가 같은 시기에 육아휴직 등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해 상대적으로 육아휴직이 덜 일반화된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르면 내년 3월부터 폐업이나 도산 등 비자발적 사유로 복직한 이후 6개월 내에 회사를 관둔 직장인에겐 사후지급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비자발적 여부는 사업장 이전·체불임금 등으로 자진 퇴사 △폐업·도산 사업장 근무 △해고·권고사직·명예퇴직으로 퇴사 등 구직급여 수급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자료/고용노동부
 
아울러 한부모 근로자 육아휴직 급여도 내년 상반기부터 인상된다. 한부모의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첫 3개월 동안은 두번째 휴직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우선 적용한다. 육아휴직 첫 3개월은 아빠육아휴직보너스와 마찬가지로 통상임금의 100%(상한액 250만원)를 급여로 지급한다.
 
4~6개월, 7개월~12개월 급여는 각각 통상임금의 80%(상한액 150만원), 50%(상한액 120만원)으로 설정했다. 제도 변경 전후로 한부모 노동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육아휴직 급여는 1530만원에서 1920만원으로 390만원 늘어난다.
 
사업주 지원 제도도 대폭 개선한다. 먼저 '육아휴직 부여 지원금' 개선이다. 육아휴직 부여 지원금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육아휴직 등을 30일 이상 부여하고, 그해 복귀한 근로자를 6개월 이상 고용한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노무비용이다. 
 
현재 지원금 초기 1개월분은 육아휴직 등을 시작한 날부터 1개월 후에 지급하고, 나머지는 복직 후 6개월 이상 계속 고용한 것이 확인된 후에 지급했다. 앞으로는 육아휴직 등 사용기간 중 지원금의 50%를 지급(3개월 주기)하고, 나머지 50%는 복귀한 근로자를 6개월 이상 계쏙 고용한 것이 확인된 이후 일괄 지급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6~7월 육아휴직 경험을 한 직장인 7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육아휴직자의 경험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 후 승진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34.2%였다. 또 31.5%는 평가 차별을 당했다고 했다. 차별 또는 불이익을 참고 넘어간 이유는 '문제제기를 해도 해결 될 것 같지 않았다'(40.4%), '직장생활에 불이익이 우려됐다'(30.4%) 순이었다.
 
육아휴직이 업무 생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나왔다. 만족도의 경우 남성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전반적인 가족관계가 좋아졌다’는 질문에 남성의 95%가 만족(여성 83.4%), ‘생산성 및 업무 집중도가 좋아졌다.’는 질문에 남성의 81.9%(여성 76.3%)가 만족했다고 응답했다.  
 
이재갑 장관은 "조사 결과를 보고 육아휴직을 망설였던 노동자들이 용기내고 기업도 육아휴직이 애사심 등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노력만으로 여성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쉽게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정부의 노력이 기업과 사회 전반의 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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