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12일 상장한
삼성생명(032830)의 상장일 성적표는 앞서 상장한 일본의 다이이치생명과 중국의 CPIC에 비해서는 다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이날 상장과 동시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4위로 껑충 뛰어 올랐고 상장일 거래대금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11만원을 웃돌았지만 시초가 11만9500원 보다는 5500원 하락(-4.60%)한 1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388만주 이상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연초 이후 증권업계가 아시아 생보사들의 잇단 상장을 주목하면서 일본과 중국의 생보사 상장은 이슈로 부각돼왔다.
지난달 1일 1조엔 넘는 규모를 자랑하며 일본증시에 데뷔한 다이이치생명은 상장 첫날 14% 급등, 공모가인 14만엔을 훌쩍 넘는 16만엔에 마감했다.
다이이치생명은 IPO 규모만 1조100억엔(110억달러) 수준으로, 최근 2년래 세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다이이치생명의 상장은 일본 증시 역시 끌어 올리면서 이날 닛케이지수는 1% 넘게 상승하며 18개월만에 1만1200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23일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의 중국태평양재산보험공사(CPIC) 역시 IPO를 통해 241억달러 자금을 모으면서 작년 홍콩 IPO 가운데 2위, 전세계 IPO 가운데 7
위를 기록했다.
국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의 데뷔 성적표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나타냈다.
박용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다이이치생명은 상장 당시 삼성생명의 상장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IPO규모 자체가 컸고 공모가가 비교적 낮은 수준에 형성되면서 거래 시작후 매수 물량이 많았다"며 "삼성생명은 공모가가 낮게 형성됐다고 볼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이 다르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전체 시장의 부정적인 상황 역시 삼성생명의 매도 물량 증가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삼성생명 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체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빠지면서 공모가 산정 당시보다 시장 상황이 안좋았다"면서 "상장 초기엔 수급상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지만 12일 삼성생명이 깜짝 실적을 발표하는 등 펀더멘털 상황이 나쁘지 않아 조만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생명의 공모가가 '싸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장일 삼성생명의 주가는 시초가 대비는 내렸지만 공모가 대비 상승했으므로 하락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 "공모가가 이미 회사의 밸류에이션을 많이 평가해 산정됐으므로 '싸지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AIA등 대형 생보사들의 추가적인 상장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삼성생명에서 빠진 외국인 자금이 해외 생보사로 이동할 것으로 추청하긴 어렵다"면서 "상장일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섣불리 향후 흐름을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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