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자원외교 업체 씨앤케이인터 상장폐지 정당"
대법, 거래소 상대 무효확인 소송서 원고 패소 판결 확정
2020-01-01 09:00:00 2020-01-01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명박정부가 추진했던 자원외교의 대표적 사업 중 하나인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을 추진했던 씨앤케이인터내셔널에 대한 상장폐지 결정은 정당하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결정무효확인 소송에 관한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코스닥시장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2015년 3월 사업 지속성 불확실성 존재, 재무 건전성 개선 계획 미이행, 경영 안정성 취약점 존재 등의 이유로 씨앤케이인터내셔널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기업심사위원회는 2014년 7월 오덕균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되자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했고, 그해 9월 6개월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는데도 개선 계획이 이행되지 않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은 상장폐지 결정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은 지난 2010년 12월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사업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외교부는 이 사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광산 추정 매장량을 부풀린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해 9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기는 등 혐의로 기소됐고, 2017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CN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카메룬에 도피했던 오덕균 CNK인터내셔널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4년 3월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1심은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선의의 미래의 투자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상장법인의 상장적격성 유지 여부를 평가해야 할 임무가 있고, 상장법인 역시 피고의 이와 같은 임무 수행을 수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상장법인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는 그 자체로 불이익을 받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횡령·배임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된 이후에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면 상당한 시간 동안 투자자들에게 해당 상장법인의 상장적격성과 관련해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선의의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상장폐지 제도의 실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을 정하는 조항이 상장법인에 유죄의 가능성 또는 개연성으로 인한 불이익을 필요 최소한도 이상으로 부과하는 조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2월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김한수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 부장검사가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개발사업 허위 내용 유포와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주가조작 사건의 수사결과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 "일정한 규모 이상의 횡령·배임 혐의가 확인된다는 점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견을 위한 단초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것에 불과하고, 원고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개시된 주된 이유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또는 그 밖에 코스닥시장의 건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됐기 때문"이라며 "피고의 기업심사위원회와 시장위원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매출실적이 부진한 점, 다이아몬드 생산이 불투명한 점, 자본잠식이 심화된 점, 경영 투명성이 훼손되고 내부통제제도가 미진한 점, 경영 안정성이 취약한 점 등을 들어 원고에게 상장적격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심도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상장폐지 결정에 중대한 흠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씨앤케이(CNK)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 관계자들이 지난 2012년 1월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 있는 CNK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차량에 옮겨싣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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