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는 막말과 몸싸움, 길거리 정치로 뒤엉켜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진영 논리에 빠져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한 구태 정치에 대한 혐오감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그와 비례해 유권자들은 후진적인 정치 관행과 문화를 갈아 엎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에 목말라 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과 초재선 국회의원을 직접 만나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편집자)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치권에는 항상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유권자들은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으로 정치의 변화를 항상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시 문재인 대표가 당내 비주류의 흔들기와 안철수 공동대표의 탈당 등 내부 분열이 본격화되면서 리더십 위기에 직면하자, '전문성'과 '상징성' 있는 인물들을 대거 영입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민주당 오기형 예비후보는 당시 문재인 대표의 대표적인 영입인사였다. 오 예비후보는 민주당에 입당하기 전까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중국 업무를 총괄했다. 국제통상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중국통 법률가'로 인정받았다. 정치권에 입성한 오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서울 도봉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6년 총선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오 예비후보는 4년전 총선 패배에 대해 "국민의 심판이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이번 총선에 대해선 "바꾸자는 여론이 있고 승리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 예비후보는 도봉을의 지역 현안인 교통과 경제 발전에 주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교통 발전 공약으로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와 조속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개통, 서울 도봉구~경기 의정부시 KTX(한국고속철도) 구축 등을 약속했다. 경제 발전 공약으로는 창동 아레나 공연장 건설과 바이오 생태 기업 연구소 유치 등도 제시했다.
오 예비후보는 지난 총선 이후에는 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간사,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원내에서 중책을 맡아왔던 오 예비후보는 21대 국회에서 정치적 합의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논의의 틀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에서 논의 구조가 좀 더 일 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며 "국가의 장기적 과제에 대한 합의를 제도화하고 긴 호흡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오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예비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도봉구 선거사무소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21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어떻게 국회를 바꾸고 싶은가.
국회 논의 구조가 좀 더 일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보수와 진보가 함께 있으면서 서로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국가의 장기적 과제에 대해 합의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적 의사결정이 긴 호흡으로 이어지고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논의의 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대안을 제시하고 그 대안을 제도화 시키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권력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5년 단임제 대신에 4년 중임제를 고민해 봐야 한다. 그 다음은 한반도 정책이다. 문재인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나름 노력했고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한반도 정책이 오락가락 했다. 이는 북한 입장에서 보면 남북 경협 정책의 일관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하는 것이다. 정치권이 국민들의 합의를 이뤄내고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중 문제도 마찬가지다. 동북아 정책에서 남북관계와 한중관계에 대해 일관성 있는 기조를 정하고 여야 상관 없이 합의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정책 과제들을 21대 국회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 대안을 갖고 서로 합의해서 정책을 만드는 노력들을 한다면 국민들에게 일하는 국회로서 평가받지 않을까 싶다.
△20대 국회는 어떻게 평가하나.
단순히 20대 국회를 동물 국회로, 최악의 국회로 폄하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민주당이 개혁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가려했던 20대 국회의 모습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5당 5색 국회였다.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고, 다른 당의 정책 중에 합리적인 정책을 수용하고 함께 연대해서 정책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했다. 이것이 민주당의 현실이었다. 현실적으로 국가운영을 하기 위한 민주당이 양보와 결단을 해야 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21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활동하고 싶은 상임위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우선 생각하고 있다. 그 다음에 외교통일위원회가 2순위다. 기본적으로 남북관계와 한중관계가 잘 풀려야 한다. 우리 경제가 개방 경제이기 때문에 주변 국가와의 소통과 연대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북이 경제적으로 FTA(자유무역협정) 하듯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남북을 중심으로 주변 국가와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에 입성해 1호 법안을 발의한다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이익집단의 침범 행위와 불법 행위가 있을 때 그것을 형사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많다. 모든 것을 고발하고 형사적으로 처벌하느냐 마느냐를 협상해서 경제적으로 보상하고 합의를 보면 형을 낮춰주는 이런 구조다. 그러다 보니 검찰과 경찰의 개입이 너무 많다. 우리 제도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형사적으로만 풀려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징벌적 기능을 하고 있다. 경제적인 불법 행위를 했으면 불법 행위와 관련된 제품으로 얻은 수익을 모두 토해내는 것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존 민사 제도는 발견된 피해자의 피해액이 10억원이라고 하면 10억원만 토해내면 되는 것이다. 어떤 경제 활동을 통해서 이득을 얻게 되는 전액을 배상해야 한다. 경제 활동 과정에서 형사 처벌을 줄이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늘리는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예비후보가 지난 1월 출마 지역구인 서울 도봉구 방학동 도깨비시장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오기형 선거사무소
△도봉을의 최우선 현안은 무엇이고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가.
우리 지역은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최근 3만명 정도 감소했다. 직장이 외부에 있고 교육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교통 문제다. 결국 교통이 고립돼 있어서 불편이 많다는 것이다. 교통 문제가 도봉구에서 반드시 풀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를 빨리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두 번째는 창동역에서 의정부역, 삼성역까지 15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도록 GTX를 조속히 개통해야 한다. 또한 방학역과 마들역을 연결하는 순환 노선의 공사 일정을 앞당겨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서울 도봉구에서 경기 의정부시까지 KTX 노선을 만들어야 한다. 향후 남북관계를 위해서라도 대륙으로 연결되는 것은 국가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것은 앞으로 추진 과제로 살피고 있다.
△도봉을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한 공약이 있다면.
지역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경제적인 변화가 있어야 하고 경제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지역 사회가 좀 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 돼야 해결된다고 본다. 도봉구와 노원구를 연결하는 새로운 강북 신경제지구를 만들겠다. 창동에 아레나라는 큰 공연장을 짓는 작업을 한다. 2만석 규모의 공연장이다. K팝 진원지를 만들어보자는 발상이다. 또한 공연장 주변에 한류와 관련된 문화 기업들을 함께 유치해보겠다는 것이다.
또한 건너편에 노원구 차량기지 땅이 비어있는데 그곳에 바이오 생태 관련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하겠다. 이 곳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 부심을 만들겠다. 새로운 경제 부심을 만들면 새로운 직장이 생기고 산업이 만들어진다. 산업이 만들어지면 일하는 사람들이 오게 되고 거주하게 된다. 일하는 사람 중심으로 해서 여러 가지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 일을 도봉구와 노원구가 함께 만들려고 한다. 신경제지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는 모두가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도봉을을 서울의 물류 중심지를 만들려고 한다. 도봉이 변화,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남북관계가 풀리고 대륙과 연결될 때다. 도봉구가 서울에서 대륙에서 뻗어 나가는 출발점이기 때문에 관문도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관문도시 개념을 구체화해서 도봉구를 물류 중심 도시로 만들고 남북관계 발전 이후를 준비하는데 함께 인식을 넓혀야 한다.
△지역 민심은 어떤지.
지난 4년동안 정치 지형 변화 있었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거치면서 촛불의 변화 속에서 정치 지형이 바뀐 것이다. 이번 총선은 민주개혁세력이 민주당 중심으로 단일대오로 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4년간 꾸준히 지역위원장 활동을 해왔고, 우리당 필요한 현안 있을 때마다 원외위원장 중에서 앞장서서 일했다고 자부한다. 그 점에 대해서 당원들과 주민들이 이해하고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수진영의 통합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선거는 도봉을의 정치 지형을 바꾸자는 여론이 있고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오기형 예비후보 프로필
-전)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간사
-전)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
-전)민주연구원 부원장
-전)민주당 서울특별시당 도봉을 지역위원장
-전)민주당 한반도 경제통일위원회 위원
-전)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예비후보가 지난 1월 출마 지역구인 서울 도봉구 방학역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오기형 선거사무소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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