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1년여 시간을 끈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하 여객법 개정안)이 결국 법사위를 통과했다. 다만, 법원의 타다 사업 합법 판결을 의식해, 타다가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렌터카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제도권에 포함하는 수정안이 처리됐다. 채이배·이철희 의원이 법안 처리를 강력히 반대했지만, 여상규 위원장은 이를 강행했다. 법안 처리 소식에 타다 측은 렌터카 기반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여객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여객법 개정안은 '여객자동차운송 플랫폼사업'을 신설해 유형별 플랫폼사업을 제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의 플랫폼 운송사업 총량 관리 하에 택시 감차 등에 사용될 기여금을 납부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택시와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의 충돌이 끊이지 않자 국토교통부가 신사업인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제도권에 편입시키기 위해 마련했다.
여객법 개정안의 가장 큰 쟁점은 '타다금지법'이라는 별칭이 붙은, 기사 포함 렌터카 사업 범위 규정에서 발생했다. 국토부는 기존 여객법 시행령 18조의 '기사 포함 렌터카' 사업 장소를 공항이나 항만 등으로 극히 제한하면서 사실상 타다가 사업을 할 수 없게 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법원이 1심에서 타다 사업이 적법하다고 판결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사법부 판결에 반하는 법안을 가결하기 어려웠던 국토부는 여객법 개정안 수정안을 마련했다. 혁신형인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를 규정하는 '유형 1'에 렌터카를 허용한 것이다. 수정안에는 '운송플랫폼과 자동차를 확보하여'라는 대목에 '대여 자동차를 임차한 경우도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다수의 법사위 의원은 법안이 택시뿐만 아니라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의 사업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법안 처리를 동의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법은 택시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모빌리티 플랫폼 7개 기업이 이 법을 통과시켜달라는 성명서를 보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모빌리티 플랫폼을 하는 업체를 위한 법이기도 하다"며 "택시 서비스 질도 개선하고 모빌리티 서비스도 확산하고, 타다도 영업 금지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추광덕 미래통합당 의원은 "카카오모빌리티, 벅시 등 신생 모빌리티 업체에서 모두 다 해달라고 한다면 속히 통과를 해야한다"며 "(여객법 개정안이) 택시 서비스 개선을 확신하고 신산업 안착을 위해 노력한다면 통과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안이 장기간 논의됐다는 점도 언급됐다. 추광덕 미래통합당 의원은 "사회적 대타협 10개월 이상, 형식적으로 1년 이상 타협 과정을 거쳤는데 거기에는 택시업계뿐만 아니라 모빌리티·시민단체·전문가 다 참여했다"며 사회적 논의 노력은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철희, 채이배 의원은 법안 통과를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법원에서 타다 무죄 판결이 났는데, 사업을 하고 있는 쪽에서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 조금 더 타협을 시도해보는게 마땅하다고 본다"며 "오는 5월 21대 국회 때 이 법안을 잘 타협해서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채이배 민주통합당 의원은 "법원의 판결 이후에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수정안을 만들었는데, 기존 안과 수정안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국토위로 다시 회부해 내용을 만들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상규 법사위 위원장은 "법원 판결 후에 국토부에서 국토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 사이에 의견교환을 하고 이를 반영해 법안 수정안을 만들었는데 굳이 국토위로 다시 되돌릴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법안을 처리했다. 채이배 의원과 이철희 의원이 크게 반발하자 여 위원장은 "(반대하는) 두 분 위원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 속기록에 기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객법 개정안 통과에 타다를 운영하는 VCNC 관계자는 "국회는 우리 사회를 새롭게 도전할 수 없는 사회로 정의했다"며 "타다는 입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조만간 (렌터카를 기반으로 한)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국회는 오는 5일 열릴 본회의에서 여객법 개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타다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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