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위반"…한진칼, 주총 앞두고 3자연합 의결권 제동
2020-03-17 09:20:09 2020-03-17 09:21:02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진칼이 이달 말 열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도건설과 KCGI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며 의결권에 제동을 걸었다.
 
한진칼은 17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지적한 구체적인 위반 내용은 △허위공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경영권 투자 △임원·주요주주 규제다.
 
이와 함께 반도건설이 보유한 3.28%의 지분을 처분해달라고도 요청했다. KCGI는 소액주주에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일을 중지시키고, 해임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반도건설의 경우 허위 공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자는 보유 목적을 보고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부터 계열사를 내세워 한진칼 주식을 매입한 반도건설은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해왔다. 이후 2020년 1월 10일 '경영참가'로 변경했다.
 
한진칼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3자연합 의결권에 제동을 걸었다. 사진/뉴시스
 
한진그룹은 반도건설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을 때부터 이미 경영에 눈독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보유 목적 변경 전인 지난해 8월과 12월 한진그룹 대주주들을 만나 명예회장 선임과 한진칼 임원 선임 권한 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유 목적을 속였다고 볼 수 있으며, 지난 1월 10일 기준 반도건설이 보유한 지분 8.28% 중 5%를 초과한 3.28%를 처분토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KCGI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관한 규제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의결권 권유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위임장 등 참고서류를 제출한 2영업일이 지난 후 의결권 대리행사 관련 업무를 해야 한다. 한진칼에 따르면 KCGI는 지난 6일 참고서류를 제출했고 다음날인 7일부터 의결권 위임장을 받았다.
 
보유한 투자목적회사(Special Purpose Company·이하 SPC) 투자 방법도 자본시장법을 어겼다는 주장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는 공동으로 10% 이상의 경영권 투자를 할 수 있지만, SPC의 경우에는 공동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어 공동이 아닌 '단독'으로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해야 한다.
 
또 SPC가 최초 주식 취득일로부터 6개월이 지날 때까지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하지 못할 경우 그로부터 6개월 내에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금융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한진칼은 "현재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를 포함해 총 6개의 SPC를 운용하고 있는데, 한진칼 지분 12.46%를 보유한 그레이스홀딩스만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했을 뿐 나머지 SPC는 경영권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KCGI가 자본시장법상 주요 주주로서의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고도 문제 삼았다. 그레이스홀딩스가 2018년 12월 28일 한진칼 주식 10% 이상을 보유해 자본시장법상 주요주주에 오른 후 특별관계자 주식을 자신의 주식이라고 포함해 공시했다는 것.
 
한진칼 관계자는 "반도건설과 KCGI의 이같은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해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며 "기업 운영의 불완전성을 높이고 일반 주주들의 손해를 유발하는 3자 주주연합의 위법 행위를 묵과할 수 없어 금감원에 엄중한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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