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일본 조선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몇년 새 일감이 급감하고 있는 일본 양대 조선사는 위기 타개를 위해 합작 조선소를 설립해 비용절감, 수주 경쟁력 향상을 노린다. 한국·중국 대형 조선사에 대항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1·2위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과 JMU가 합작 조선소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두 조선사는 상선 설계와 영업 부문 등을 통합한다. 합작조선소는 설계 부문 450명, 영업 부문 50명의 직원으로 구성되며 이마바리조선이 지분 51%, JMU가 49%를 각 보유한다. 이들은 합작조선소를 통해 상선 설계, 개발, 수주 영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다.
일감이 줄어들면서 일본 조선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본 양대 조선사는 합작 조선소를 설립해 비용절감, 수주 경쟁력 향상을 노린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일본에서 이마바리조선과 JMU의 건조량은 5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각 10곳, 5곳의 조선소를 운영중이다. 그러나 전 세계 건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매우 낮다. 한국과 중국의 대형 조선사들이 각 20%를 점유하는 것과 비교하면 일본 조선사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대형 조선그룹인 CSSC와 CSIC가 합병했고 한국에서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자 일본 조선업계의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합작조선소 설립 배경에 대해 히가키 이마바리조선 사장은 "한중 양국에서 통합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일본 조선업이 침체될 것이란 위기감에 합작조선소 설립을 합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치바 JMU 사장은 "조선업계의 승부를 결정 짓는 것은 규모뿐이 아니다"라며 "설계 기간을 단축하고 최신 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선박을 건조하면 (한·중)대형 조선사에 대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조선업계의 일감부족은 현실화한 상태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2월 일본의 수주잔량은 1091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집계됐다. 한국(2128만CGT), 중국(2616만CGT)에 비해 일감이 가장 적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일본 수주잔량은 34%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은 4%만 줄어들었다. 일본의 수주잔량 감소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은 그나마 경쟁력을 갖춘 조선사 위주로 조선업 재편에 나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살아남기 위해 합작조선소를 설립했다"며 "일본내 모든 조선소 물량을 다 채울 수 없으니 인력을 합쳐 경쟁력 있는 조선소만 끌고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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