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대표 공약, 투기과열지구 해제…가능할까?
수성구 집값, 물가상승률 9배 이상 상승…직전 청약 경쟁률 22.6대 1
“정부, 부동산시장 규제·집값 안정화 기조 확대 될 듯”
2020-04-16 13:53:31 2020-04-16 13:53:31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4·15 총선의 개표가 마무리되면서 부동산 이슈로 뜨거운 대구 수성구 당선자들의 부동산 공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구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면서 대구 집값을 견인하고 있는 지역으로 수도권과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 지역 중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부동산 이슈가 큰 지역인 만큼 대구 수성구 후보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총선 주요 공약으로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내걸었다. 16일 개표가 마무리된 대구 수성구갑과 수성구을 선거구에선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홍준표 당선인(왼쪽), 주호영 당선인. 사진/뉴시스
 
앞서 주호영 당선인은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추진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홍준표 당선인 역시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통해 범물·지산동, 상동, 수성2·3가 지역을 통으로 개발해 스마트시티 경제를 깔아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주 당선인은 대구지역이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만큼 부동산 정책도 지방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홍 당선인은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통해 수성구갑 지역과 수성구을 지역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주장했다.
 
대구 경제 살리기에 앞서 부동산 경기부터 살려야한다는 주민들의 요구에 후보자들도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주요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해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최근 2개월 월평균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초과(국민주택 10대 1)한 경우 △주택사업계획 승인이나 주택건축허가 실적이 최근 수년간 급감해 가격상승 소지가 있는 경우 △주택 전매행위 성행, 신도시 개발 등으로 투기가 우려되는 경우 △분양계획이 전월 대비 30% 이상 감소하는 경우 등 네가지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할 경우 주택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된다.
 
국토교통부는 1년마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회의를 소집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별로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 안정 여건의 변화 등을 고려해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유지 여부를 재검토하는데, 대구 수성구의 경우 지정요건들을 충족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수성구의 집값 상승률은 6.53%로 같은기간 대구 소비자 물가상승률(0.7%)을 9배 이상 웃돈다. 
 
청약시장 열기도 뜨겁다. 지난 14일 쌍용건설이 진행한 수성구 범어동 ‘쌍용 플래티넘 범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2일 GS건설이 중구에 공급한 ‘청라힐스자이’는 평균 경쟁률이 141.4대 1에 달했다. 
 
쌍용 더 플래티넘 범어 조감도. 사진/쌍용건설
  
정부와 국토부의 집값 안정화 의지가 강력하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서울 부동산 규제 강화의 ‘풍선효과’로 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대전·대구·광주 등 지방 부동산에 투자가 몰렸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 수성구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대구의 경우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지역으로 부동산시장도 많이 경직돼있어 투기과열지구 해제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올해 중반기가 지나면 코로나19 사태도 어느 정도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더라도 다시 지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이상의 의석을 가져가면서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와 집값 안정화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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