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재벌그룹들의 총 매출액이 4년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절반가까이 내려앉은 ‘반토막’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3·4세 총수의 경영 체재를 본격화한 LG·한진·두산의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보인 5대 그룹의 쏠림현상은 올해 완화된 모습이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64개(2284개 계열사)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중 경영 성과 현황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재벌기업(금융·보험업 제외, 준대기업 이상) 총 매출액은 전년보다 20조4000억원 감소한 1401조6000억원이었다.
평균 매출액은 2조20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는 HMM(옛 현대상선), 장금상선, IMM인베스트먼트, KG, 삼양 등 5개 신규집단이 등극하면서 14조9000억원이 늘었다.
하지만 기존 59개 연속지정집단에서 35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64개(2284개 계열사)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 지정’ 중 경영 성과 현황에 따르면 준대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총 매출액은 전년보다 20조4000억원 감소한 1401조6000억원이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매출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SK로 22조4000억원 규모였다. SK는 반도체·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가 컸다.
그 다음으로는 삼성 13조8000억원, GS 5조5000억원 등의 순이다. 삼성의 경우도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발생했다.
GS는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제품·해외플랜트 매출 감소가 컸다.
연도별로 보면, 2016·2017년 각각 1233조원 수준에서 2018년 1359조5000억원, 지난해에는 1422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즉, 2017년을 기점으로 반등하는 등 증가세를 보인 후 올해 1401조6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의 경우는 총 매출액이 전년보다 30조7000억원 감소한 1275조3000억원이다. 평균 매출액도 9000억원 줄어든 37조5000억원이다.
대기업 그룹은 34개 집단, 1473개 소속회사가 있다. 올해 신규 지정된 곳은 자산총액 10조2000억원의 대우건설로 8조9000억원 증가했다.
단, 33개 연속지정집단과 자산총액 9조9000억원으로 지정 제외된 OCI가 각각 34조원, 5조6000억원 감소했다.
단기순이익에서는 추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준대기업 이상의 총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44조5000억원 급감한 48조원이다. 대기업의 총 당기순익은 전년보다 43조4000억원 감소한 42조3000억원에 그쳤다.
대기업집단의 경우 최근 5년 동안의 기업집단 당기순익 중 최저다. 당기순익이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19조7000억원), SK(14조7000억원), LG(3조5000억원) 등의 순이다.
지난해 기업집단 총수로 등극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세대교체 3~4세 그룹의 경영성과도 기대와 달리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재계 15위권 내에 LG그룹은 마이너스 870억원을 기록했다. 한진의 경우는 5630억원 적자다. 두산그룹은 전체 100억원의 당기순익을 봤지만, 두산중공업 부실 등 124년 역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아울러 기업집단 간 격차는 완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엇보다 상위 5개 집단이 기업집단 전체(64개) 자산의 52.6%, 매출액의 55.7%, 당기순이익의 68.5%를 차지하는 등 집단 간 차이가 전년보다 줄었다.
지난해에는 자산 54.0%, 매출액 57.1%, 당기순이익 72.2%를 기록한 바 있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64개(2284개 계열사)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 지정’ 중 경영 성과 현황에 따르면 준대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총 매출액은 전년보다 20조4000억원 감소한 1401조6000억원이다.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이 밖에 자산 대비 경영성과를 보면, 단위당 매출액은 상위 집단(34개)에서 높게 나왔다. 단위당 당기순이익은 하위집단(30개)에서 더 높았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재무자료 분석 결과, 대기업집단의 경영실적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위 집단으로의 자산 쏠림 및 양극화 현상은 완화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5대 그룹 쏠림현상 완화와 관련해서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하나의 추세로 굳어질 것인지는 지금 단계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며 “올해 쏠림현상의 완화는 반도체나 석유화학 등 상위 집단이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종 불황에 따른 영향이 커 향후 업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준대기업 이상의 자산총액은 전년보다 136조4000억원 증가한 2176조1000억원 규모였다. 넷마블·카카오·태영은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많이 상승했고 중흥건설·태광·유진의 하락 폭이 컸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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