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래통합당이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통합당 내 ‘더불어민주당 성범죄 진상조사단’은 3일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오 전 시장이 피해자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부하직원을 동원, 직권을 남용한 혐의가 짙다고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진/뉴시스
진상조사단장인 곽상도 의원은 “오거돈 시장과 그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부산시청 관계자가 지위를 이용해 21대 국회 선거관련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치적 사건을 선거 전에 외부에 발설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합의공정을 유도한 것”이라면서 “명백히 공무원 등의 영향력 금지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검사장 출신인 유상범 당선인은 오 전 시장의 사퇴와 관련해 “정책보좌관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며 “만일 오거돈 시장이 부하직원에게 합의업무를 하라고 시켰다면 이는 명백하게 직권남용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유사한 사안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가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피해자 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별조사위 간사인 전주혜 비례대표 당선인은 “오거돈 전 시장 성추문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사건이 피해자 보호보다는 가해자 보호에 더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는 점”이라며 “부산시가 피해자 보호에 적절히 대응했는지 조사가 마땅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언론보도를 근거로 들어 "부산시는 피해자에게 사건 처리 상황이나 2차 가해 신고 절차에 대한 안내 요청을 받고도 이런 것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남녀 고용 평등과 일가족 양립 지원 법률에 따르면 사업주는 직장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 피해자 보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희 통합당 당선인은 “사건이 단순히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사건이 아닌 위계에 의한 성폭력으로 보이기 때문에 성인지 수준에 대해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은 긴급 교육을 하기에 앞서 내부인들에 대한 긴급 점검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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